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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자켓 vs 골든블루, 저도주 위스키 승부속 숨은 사연은

  • 2016.04.26(화) 16:51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 36.5도 위스키 출시
경쟁상대는 과거 김 대표가 개발한 골든블루

 

글렌피딕으로 유명한 윌리엄그랜트앤선즈가 알코올 도수 36.5도 저도주 위스키 그린자켓을 출시했다. 국내 양주 업계에서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저도주 위스키 시장을 잡기 위해서다.

 

그린자켓은 한국법인인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가 개발한 첫 번째 제품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끈 이가 바로 김일주(사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이사다.

김 대표는 국내 위스키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1989년 두산씨그램 브랜드매니저로 발렌타인을 런칭했고, 1996년 윈저를 개발해 출시했다. 2000년 진로발렌타인스로 이직한 뒤 임페리얼에 위조방지캡(키퍼)을 개발해, 친정의 윈저를 제치고 임페리얼을 업계 1위로 만들었다. 2011년 골든블루 대표로 재직할 때는 저도주 위스키 골든블루를 선보였다. 윈저·임페리얼·골든블루 등 국내 대표 위스키를 개발에 모두 참여한 것이다.

이번에 넘어야 할 산은 골든블루다. 골든블루는 2009년 출시 이후 국내에 저도주 위스키 열풍을 이끌고 있다. 골든블루는 작년 스카치블루(롯데칠성음료), 올 1~2월 임페리얼(페르노리카 코리아) 등을 차례로 꺾고 업계 2위에 올랐다. 골든블루는 작년 매출 1141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의 알짜회사가 됐다. 공교롭게 골든블루를 개발했던 사람도 김 대표다. 그가 2009년 개발한 골든블루와 2016년 개발한 그린자켓이 저도주 위스키 시장을 두고 격돌하게 된 것이다.

골든블루와 그린자켓은 100% 위스키 원액 사용, 알코올 도수 36.5도 등 공통점이 많다. 김 대표가 2013년 회사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로 옮긴 뒤 제2의 골든블루를 만들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36.5도는 위스키에 어울리는 최적의 알코올 도수”라며 “이보다 낮으면 물맛이 나고, 높으면 맛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든블루를 따라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린자켓 17년산


그린자켓은 12년과 17년 등 2가지 연산을 출시해, 무연산의 골든블루와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김 대표는 “연산이 없는 위스키가 나쁜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같은 값이면 연산이 있는 위스키가 더 좋다”고 설명했다. 골든블루는 연산을 따로 표시하지 않고 사피루스, 다이아몬드 등으로 등급을 나누고 있다. 아울러 국내 대부분 위스키가 스코틀랜드 원액(스카치 위스키)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그린자켓은 100% 캐나다산 위스키 원액을 이용해 맛을 차별화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위스키가 아니면서 위스키인척 하는 것은 문제”라며 “기타주류가 위스키 혼동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저도주 제품을 출시한 디아지오 코리아(제품명 윈저 더블유 아이스)와 롯데칠성음료(주피터 마일드블루 17), 페르노리카코리아(에끌라 바이 임페리얼)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들 제품은 위스키원액에 무화과, 사과, 석류 향 등을 첨가해 현행법상 기타주류로 분류되고 있다. 위스키 원액 99.88%에 굳이 향을 첨가한 이유는 스카치위스키협회가 스카치위스키를 '40도 이상의 스코틀랜드산 위스키'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서다. 향을 첨가하는 방법으로 스카치위스키 원액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린자켓이 골든블루 외에도 윈저더블유아이스 등 저도주 제품과의 경쟁도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브라이언 톰슨 윌리엄그랜트앤선즈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위스키에 향을 넣거나,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는 등 전세계적으로 위스키 시장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 중 한국은 저도주 시장이 가장 큰 나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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