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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우 前옥시 대표, 불스원 헐값 인수 논란

  • 2016.04.28(목) 16:22

OCI 오너일가서 알짜회사 불스원 43억에 인수
"헐값 인수했다면, 세금 문제 소지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조사를 위해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사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명근 기자 qwe123@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지난 2010년 이수영 OCI 회장 일가로부터 불스원을 헐값에 인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스원 최대주주이자 부회장인 신 전 대표는 1970년 OCI 전신인 동양화학공업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OCI 부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2010년 퇴임 당시 오너 일가로부터 값비싼 '퇴임 선물'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2010년 불스원 68만6825주(42.93%)를 43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는 6309원. 그가 기존에 보유했던 주식 14만4746주(9.05%)를 합치면 총 보유지분은 51.97%(83만1571주)다. 단숨에 지분 절반 이상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신 전 대표는 1991년부터 동양화학공업의 생활용품사업부(옥시) 책임자를 맡았다가 2001년 옥시가 다국적 기업 레킷벤키저엔브이(Reckitt Benckiser)에 매각된 뒤에도 5년간 더 옥시를 이끌었다. 그는 이후 2005년 '친정' OCI로 복귀했고, 2010년 OCI를 퇴임하면서 불스원을 사들였다.

원래 불스원 주인은 OCI 오너 일가였다. 신 전 대표가 지분을 산 상대는 이수영 OCI회장 (22.95%), 이 회장 차남인 이우정 넥솔론 대표(12.66%), 장남 이우현 OCI 사장(7.32%), 딸 이지현 OCI미술관 부관장(5.44%) 등이다. 동양화학공업은 옥시의 한 사업부로 불스원을 운영해오다, 2001년 옥시를 레킷벤키저엔브이에 매각하면서 불스원은 오너 소유로 남겼다.

불스원은 2008~2010년 매출 360억~309억원대, 영업이익 13억~17억원대를 꾸준히 내는 건실한 회사였다. 1997년 자동차 엔진 세척제 불스원샷 출시 이후 에어필터, 카샴푸 등 차량용품으로 사업 다각화하는데 성공했다. 오너 일가가 소유한 알짜회사를 월급쟁이 출신 부회장에게 넘긴 셈이다.

이 과정에서 불스원이 기업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헐값에 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OCI 일가와 신 전 대표간 지분거래 가격으로 추정한 불스원의 EV(기업총가치)와 불스원 재무제표에서 추출한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 전 이익)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통상 경영권을 확보하는 지분거래시 EV/EBITDA 배수는 8배 안팎에서 형성된다는 것이 회계 전문가들 의견이다. 하지만 신 전 대표의 주식매입 가격을 기준으로 추정한 EV를 기준으로 불스원 EV/EBITDA를 산정해 보면 각각 6.20배(2008년), 4.06배(2009년), 6.47배(2010년)에 머문다. 특히 신 전 대표가 지분을 확보한 시점(2010년 5월) 바로 직전 해의 EV/EBITDA 배수가 4 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은 그만큼 지분거래가격이 낮았다는 의미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신 전 대표의 지분매입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됐을 것으로 본다면, 신 전 대표는 상당히 싼 가격에 옥시를 인수한 셈이다.

 

인수합병(M&A)에 정통한 한 회계사는 "불스원이 헐값에 매각됐다면, 신 전 대표가 지분을 싸게 산 만큼 세금을 더 내야한다"며 "국세청에서 세금 문제 등을 제기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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