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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② 동생 손에 쥐어준 영어학원

  • 2016.04.29(금) 11:15

[IT거물들의 베일의 私기업]
케이큐브, 동생 김화영씨 개인회사 오닉스케이에 넘겨
김 의장의 옛 음악학원 티포인베스트는 케이큐브 편입

2014년 말 이후,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업체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50) 이사회 의장은 알게 모르게 개인 소유 및 투자 회사들을 정리하는 일이 잦았다. 2014년 10월, 인터넷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을 통해, 기업 투명성을 갖지 안 할려야 안 할 수 없는 증시 상장이 이뤄진 시점과 맞물린다.

심리치료 전문회사인 마인드프리즘을 시작으로 스타트업 투자전문회사 케이큐브벤처스,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개발사 포도트리 등이 대상이다. 그럼에도 카카오의 2대주주이자 김 의장의 개인 투자회사로 잘 알려진 케이큐브홀딩스 외에 개인 소유 회사는 상존(尙存)했고, 개인회사 정리 작업은 이후로도 부지불식간에 진행돼 온 것을 볼 수 있다.

 

◇ 뉴런잉글리쉬 합병 '없던 일'


올해 2월, 김범수 의장이 영어학원 사업에 손을 대는 일로 정보기술(IT) 업계에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김 의장과 ‘영어학원’ 단어를 연관지어 생각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던 일이라 궁금증을 더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뉴런잉글리쉬’란 영어학원을 흡수합병하는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2개월여가 흐른 지금 정도면 합병 작업이 진작에 끝났을 일이지만 뉴런잉글리쉬라는 법인은 지금도 엄연히 존재한다. ☞ [단독]김범수 카카오 의장, 영어학원 사업 손댄다

케이큐브홀딩스가 올 3월 초 뉴런잉글리쉬 지분 100%(2000주)를 전량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분 전량을 4억5000만원(주당 22만5000원)에 사들인 뒤 동일한 가격에 넘긴 것으로 확인된다. 뉴런잉글리쉬의 합병을 추진하기는 했지만 어쩐 이유에선지 ‘없던 일’이 됐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김 의장 개인 회사의 일이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런잉글리쉬는 2011년 12월 설립된 학원 업체로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중·고교생 대상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자본금 1000만원에 작년말 기준 자기자본이 1349만원에 불과하다. 작년 매출 2억8187만원, 순이익 2048만원으로 재무실적이라고 해봐야 내세울 게 없다.

케이큐브홀딩스가 액면가(5000원)의 45배나 되는 가격에 뉴런잉글리쉬를 사들였는지는 과거지사라 이는 차치하고라도, 뉴런잉글리쉬의 새 주인 또한 사뭇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지분 100% 인수 주체가 핏줄로나 사업적으로나 김 의장과는 뗄려야 뗄 수 없는 오닉스케이기 때문이다. 

 

◇ 오닉스케이, 알고보니 동생 김화영씨 100% 私기업

 

오닉스케이는 김 의장 소유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케이큐브타워의 빌딩위탁관리를 맡고 있다. 또 커피숍 ‘카페톡’, 레스토랑 ‘라운지톡’, 세미나 공간 ‘센트레톡’을 브랜드로 한 프랜차이즈사업을 벌이고 있고, 케이큐브타워에는 직접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카페톡에서는 카카오 캐릭터 상품을 팔고 있다.

 

오닉스케이의 대표이사가 김 의장의 동생 김화영(47)씨다. 1인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김 의장의 개인 소유 회사들을 보면 회사 관리를 동생에게 맡겨왔던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케이큐브홀딩스의 대표이사 또한 김화영씨다.

또 한 가지. 김 의장과 카카오와 연계된 사업구조의 특성상 그동안 오닉스케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많았지만 주인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또한 흐릿했던 시야가 맑아진다. 주인이 바로 김화영씨라는 것. 그것도 지분 100%(1만주)를 전량 소유하고 있다. 

오닉스케이는 뉴런잉글리쉬 인수 직후인 지난 11일 뉴런잉글리쉬에 운영자금으로 1억5000만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상환일은 내달 6일로 1개월짜리 단기대출인데 주인이 된 후 나름 자회사 관리에 신경쓰는 모양새다. 

 

◇ 김 의장, 티포인베스트 자본금 1/10 값 매각


김 의장의 또 다른 100% 개인 소유 회사 티포인베스트도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이뤄졌다. 티포인베스트는 2009년 7월 설립된 업체로 옛 이름은 클라이믹스에듀다. 원래는 음악학원 운영 및 뮤지션 발굴을 사업목적으로 하던 곳이었으나 작년 4월말 사명을 바꾸고 사업 목적에 부동산 관련 사업을 대거 추가하면서 업종을 바꿨다. 케이큐브홀딩스처럼 김화영 씨가 티포인베스트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원래 김 의장이 주인이었던 티포인베스트가 작년 5월에 케이큐브홀딩스로 넘어간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김 의장-케이큐브홀딩스-티포인베스트의 수직 계열화 구조를 갖췄다.

김 의장의 매각금액은 5000만원. 현 자본금 5억원(발행주식 10만주·액면가 5000원)의 10분이 1 값이다. 그럴만도 한 것이 티포인베스트는 사실상 휴면법인이라 다름없다. 작년 매출 ‘제로(0)’에 순손실 297만원을 기록했다. 작년말 기준 자산(5010만원)보다 부채(3억1254만원)가 2억6245만원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일 정도로 재무실적이랄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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