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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지주사 몸값 얼마길래…넥슨 김정주 2.6兆

  • 2016.05.12(목) 11:20

[엔엑스씨에 얽힌 시시콜콜 이야기]
작년 (유)와이즈키즈의 소유주식 701억에 유상소각
주당 132만원…부인 유정현씨 지분 값어치도 1.1조

비상장사는 종종 ‘몸값’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수 천억, 수 조원의 재산을 가진 부호(富豪)들의 가산(家産) 노릇을 하는 곳이라면 이를 더욱 부채질한다. 하지만 시세가 매겨지지 않은 터라 결정 방식에 따라 혹은 분석자의 주관에 따라 값은 천차만별이다. 이렇다 보니 ‘가뭄에 콩나 듯’ 하나마 실제 흥정으로 주식을 사고 판 거래를 목격이라도 할라 치면 흐릿했던 시야가 맑아진다. 

그래서 준비했다. 게임으로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매출에 영업이익으로 6000억원을 쓸어담은 ‘게임 왕국’의 지주회사이자, 주인 김정주(48) 넥슨 창업자의 지배력을 떠받치는 엔엑스씨(NXC·옛 넥슨홀딩스)의 몸값을 말이다. 1994년 창업 이래 어느덧 대부호가 된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의 ‘부(富)’를 어렴풋하게 나마 직접 엿보고 싶은 시덥잖은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우연찮게 눈에 띈 지난해의 가늠자가 괜히 호기심을 부추겼다.

 



◇ 10년전 부부 주식가치 1130억

엔엑스씨는 넥슨(2005년 9월 현 엔엑스씨와 게임부문 넥슨코리아로 기업분할) 때인 2005년 5월 모바일 게임 ‘삼국지 무한대전’으로 잘 알려진 엔텔리전트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듬해 1월 넥슨모바일로 간판을 바꿔단 뒤 2012년 넥슨코리아에 흡수합병된 곳이다.

2005년은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이 잇따라 대박을 치며 넥슨이 본격적인 성공 반열에 올랐던 해다. 2000년만 해도 100억원이 채 안돼던 매출이 2004년 987억원에 이어 2005년 2160억원(연결 기준)으로 수직 성장할 정도로 불같이 일어났다.

당시 엔텔리전트 편입은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져 엔텔리전트 주주들에게 엔엑스씨 신주(新株) 13만3318주가 주어졌다. 이 때 엔엑스씨 1주에 매겨진 가치가 액면가(500원)의 거의 80배인 3만9270원(발행금액 52억원)이다. 2005년 말 김정주 대표의 지분은 48.2%. 이 때만 해도 소유주식 가치가 783억원 정도였던 셈이다. 부인 유정현씨도 21.4%를 갖고 있었는데, 돈으로 환산하면 348억원이다.

주식 교환이 있은지 정확히 5년 뒤인 2010년 5월, 엔엑스씨는 대주주인 김정주 대표 부부를 제외한 기타주주들의 소유 주식 중 일부를 돈으로 보상해주고 자본금을 줄인 적이 있다. 23만9500주(지분율 5.8%) 중 8만6000주를 290억원을 주고 사들인 뒤 소각한 것. 주당 매입가격이 33만7400원이다. 엔엑스씨의 몸값이 5년새 9배로 껑충 뛴 셈이다. 매출 1조원(2010년 9343억원→2011년 1조1920억원)을 목전(目前)에 두고 있을 때다. 이듬해 12월에는 넥슨그룹의 주력 중의 주력이자 엔엑스씨의 자회사로 있는 현 넥슨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까지 하게 된다.

◇ 10년만에 34배로 뛴 몸값

유상소각이 있은 후 엔엑스씨는 한 차례 더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또 5년만인 바로 지난해다. 이번에는 사들인 곳도 분명하다. 유한회사 와이드키즈다. 넥슨 계열 중 엔엑스씨의 ‘한 지붕’ 아래 있지 않은, 즉 김정주 대표가 유정현씨와 함께 지분 100%(자본금 1억750만원·1좌 5000원)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소유 회사다. 김 대표가 엔엑스씨를 제외하고 계열사 중 직접 지분을 소유한 곳은 (유)와이즈키즈가 유일하다.

(유)와이즈키즈는 2001년 2월 설립된 모바일핸즈를 전신으로, 현재 3D프린팅 창작 제품을 위한 최초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싱키(Syncky)’를 운영하는 곳이다. (유)와이즈키즈가 엔엑스씨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시기는 2012년 이전으로 확인되고 있다. 소유주식은 10만3000주(지분율 2.5%)다. 2012년은 공교롭게도 와이즈키즈가 ‘주식회사’에서 폐쇄적 성격의 ‘유한회사’로 법인 성격을 바꾼(7월) 해다. (유)와이즈키즈의 대주주는 당시에도 김정주 대표였다.

엔엑스씨가 이 (유)와이즈키즈의 주식 중 5만3000주를 작년에 소각했다. 이를 위해 지불한 돈이 701억원에 달한다. 1주당 가치로는 5년전의 4배인 132만원이다. 김정주 대표의 엔엑스씨 소유주식은 현재 196만300주, 지분율로는 67.5%다. 지난해 주당 유상소각 가격을 잣대로 할 때, 값어치가 2조5970억원에 달한다. 유정현씨도 1조1330억원이나 된다. 85만6000주(29.4%)주에 대한 가치다. 부부 합계 3조7300억원이다. 10년전(1131억원)보다 3조6170억원이나 불어난 셈이다.


◇ 3년전 223억 손에 쥔 축복받은 주주

앞서 2012년에도 엔엑스씨의 몸값을 추산할만한 잣대를 찾아볼 수 있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작년보다 훨씬 후하게 매겨졌다는 점이다. 엔엑스씨는 작년에 자기주식 108만5818주를 전량 무상소각했다. 보유주식의 변동 없이도 김정주 대표(48.5%→67.5%)와 유정현씨(21.2%→29.4%) 부부의 지분이 종전 69.7%에서 지난해 96.9%로 확대된 이유다. 이외에는 3.1%는 (유)와이즈키즈(1.7%·5만주), 기타주주 2명(1.4%·3만9500주) 몫이다.

엔엑스씨가 소유하던 자사주는 발행주식의 26.8%나 되는 것으로, 대부분은 유명 게임 ‘카트라이더’ 공동개발 업체 엠플레이를 2007년에 흡수합병한 것을 계기로 생긴 것이다. 당시 107만4251주를 취득한 데 이어 2009년과 2012년에 기타주주들로부터 이외 1만1567주를 사들였다.
 
2012년 1만1000주를 받고 준 돈은 223억원, 주당 202만이다. 이 잣대로 계산해보면 김정주 대표 부부의 지분 가치는 각각 3조9700억원, 1조7300억원인 총 5조7000억원이다. 3년전의 부부의 주식 값어치가 작년보다 2조원 가까이 더 많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상장 주식이라는 게 사고파는 사람 ‘맘’대로, 흥정으로 매겨지는 만큼 3년전 보다 엔엑스씨의 몸값이 낮아진 것에 대해 뭐라할 것은 없다. 다만 당시 주당 202만원에 팔 수 있었던 축복(?)받은 주주가 누구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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