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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회계법인, 고마워요~ `난방열사`

  • 2016.05.19(목) 11:42

아파트 관리비 감사 의무화→회계법인 '새 먹거리'

#배우 김부선씨가 2014년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일부 가구의 난방비가 0원인 것을 발견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의 비리를 폭로했다. 비리는 올해 3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의 점검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이른바 '난방열사' 사건 이후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고질적인 비리 관행을 뿌리뽑고 관리비 내역을 투명하게 들여다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300가구 이상 아파트에 대한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면서 관리비에 대한 뒷문 단속에 나섰다. 지난 달에는 감사 결과를 한달 내 입주민에게 설명하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새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오는 8월부터 시행된다.
 
아파트 관리비 감사 의무화는 회계업계에도 새로운 풍토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파트 감사를 주된 먹거리로 하는 소규모 회계법인과 회계세무사무소가 속속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 출처: 연세회계세무사무소
 
'2016년 전국 아파트 감사 회계법인 선정 현황'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입찰·공고된 전국 아파트 외부 회계감사 계약 건은 총 322건이며 45개 회계법인(또는 회계세무사무소)이 입찰에 참여했다.
 
# 아파트 감사에 뛰어든 회계법인들
 
입찰 참가자 45곳 가운데 일부는 아예 '아파트 감사 전문'을 타이틀로 걸었다. 실제 1분기 가장 많은 아파트 감사 계약을 따낸 상위 10개 사업체 가운데 1~2위를 제외한 8곳은 매출액이 업계 평균(빅4 제외 2014~2015년 기준 76억원대)을 훨씬 밑도는 소규모였다. 아파트 관리비 감사 계약을 가장 많이 따낸 안세회계법인 역시 개인 회계사 등 소규모 단위로 일감을 맡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파트 관리비 감사 시장 규모는 감사 계약 1건당 보수를 200만원으로 잡을 때 연간 180억원에 달한다. (외부 회계감사 의무화 제도를 적용받는 300세대 이상 아파트는 지난해 기준 총 9009곳으로 조사됐다.)
 
1분기 아파트 감사 계약을 많이 따낸 상위 회계 사업체 상당수가 연 매출 1억원을 밑도는 소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다만 아파트 감사 계약이 '저가 수주' 위주로 이뤄지는 점은 회계업계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1분기 감사 계약 총 322건 가운데 295건(92%)의 계약 금액이 200만원에 못 미쳤고, 평균 감사 보수 역시 151만원에 그쳤다. 아파트 관리비 계약이 '박리다매'식으로 이뤄지면 부실 감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단독]아파트 관리비 감사, `싸구려` 부실 우려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감사 계약이 '최저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점차 계약금액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아직 아파트 감사에 대한 데이터가 많지 않지만 감사보고서가 3년 이상 쌓이면 관리비가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하기 쉬워질 것"이라며 "관리비 누수가 줄어드는 등 감사 효과가 다수의 아파트에서 나타나면 감사 계약금액 또한 적정 수준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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