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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에프티이앤이 대표, '60억대 조세회피' 완패

  • 2016.05.30(월) 10:21

박종철 대표, '캐나다 거주자' 세금 취소 소송
법원 "한국 납세자..세금부과 문제 없어"

박종철 에프티이앤이 대표이사가 캐나다 거주자 신분이라는 이유로 60억원대 세금 취소 소송을 냈다가 완패했다.
 
에프티이앤이는 나노 섬유를 사용한 각종 섬유와 필터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올해 1분기에는 나노 섬유로 만든 황사 마스크 매출이 늘며 실적(84.5억)이 전년대비 9.42% 늘었다.
 
▲ 삽화: 유상연 기자 prtsy201@
 
30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3년 12월 용산세무서를 상대로 "양도소득세 등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가 지난 13일 '기각'을 선고받았다.
 
박 대표가 취소해달라고 한 세금은 증여세와 양도세, 종합소득세 등 3개 세목의 2006~2008년 귀속분 총 66억3543만원이다. 증여세가 39억8917만원으로 가장 많고 종소세 16억3062만원, 양도세 10억1563만원이다.
 
국세청이 추징한 증여세는 박 대표가 현재 대주주 겸 최고경영자로 있는 에프티이앤이의 해외 자회사 주식을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자신의 형제들과 거래하면서 불거졌다. 
 
박 대표는 2006년 7월 동생 박모씨 명의의 에프티이앤이 필리핀 자회사 주식 35만주를 자신이 앞서 설립한 미국 자회사에 현물출자하도록 한 뒤, 미국 자회사의 주식을 혼자 가져갔다. 이에 국세청이 증여세 총 13억9245만원을 부과했다. 
 
이후 미국 자회사가 에프티이앤이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자 박 대표는 자회사 주식을 지인과 형제 등에게 양도했고, 국세청이 이에 다시 양도세를 물리자 "국세청은 자신(박종철)에 대한 과세권한이 없다"며 납부를 거부한 것이다.
 
2004년 아내와 자녀 두 명과 함께 캐나다로 출국한 박 대표는 과세가 이뤄질 당시 한국에 거주하지 않았다며 세금 부과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한국과 캐나다 국세청이 제시한 거주자 판정기준에 따라 박 대표는 이중거주자로 볼 수 있다"며 "다만 한국과 캐나다가 체결한 조세조약을 고려하면 납세의무상으로는 한국 거주자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소득세법에서 규정한 '5년 이상 거주자'의 의미를 원고의 주장대로 해석한다면, 국외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5년 연속 국내에 거주하지 않았으므로 국내 거주자가 아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법원은 "납세자들이 5년이 지나기 전 출국 후 다시 귀국하기만 하면 국외자산을 양도하더라도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수 있게 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박 대표를 '한국 거주자'로 본 이유는 소득과 재산 대부분이 한국에서 지급, 관리돼 온 사실 때문이었다. 한국-캐나다 조세조약에는 이중국적자가 납세의무를 지는 거주지국을 판정할 때 ▲항구적 주거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 일상적 주거 국적 상호합의 등을 순차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박 대표의 경우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가 한국이라는 점이 주된 판단 요소로 작용했다. 비록 한국과 캐나다에 모두 집(항구적 주거)이 있지만 박대표가 한국에 머문 기간이 더 길었고, 캐나다 시민권도 취득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조세심판원도 박 대표가 2011~2012년에 걸쳐 제기한 관련 과세처분취소 심판청구에 대해 2013년 '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박 대표의 소송대리는 법무법인 세종이 맡았으며 용산세무서는 법무법인 광장을 선임해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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