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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광풍'.. 세계 통신업계 판이 뒤집힌다

  • 2013.09.03(화) 11:01

버라이즌, 142조원 들여 M&A..역대 세번째 규모
4G 시대 대응 짝짓기 활발..저금리 기조도 '부채질'

세계 통신업계가 대규모 인수합병(M&A) 파도가 몰아치면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 통신 대기업 버라이즌은 영국 보다폰과의 합작사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데이터 통신 수요가 급증하자 LTE로의 전환을 서두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버라이즌 말고도 주요 통신사들이 LTE 시대에 맞춰 합종연횡을 가속화하고 있다.

◇ 142조..통신업계 역대 세번째 M&A


미국 전화회사 버라이즌은 2일(현지시간) 보다폰으로부터 미국 1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지분 45%를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매입 대금은 현금 589억달러와 602억달러 상당의 주식, 기타 거래액 110억달러 등 모두 1300억달러(한화 142조원) 규모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지난 1999년 보다폰이 독일 통신사 만네스만을 2030억달러에 인수한 것과 2000년 미국 통신사 AOL이 타임워너를 1810억달러에 사들인 이후 세번째로 큰 규모의 M&A(인수합병)가 된다고 소개했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지난 2000년 버라이즌과 보다폰이 55:45 지분 투자로 설립한 합작사다. 이번 인수로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버라이즌의 100% 자회사가 된다. 아울러 보다폰은 13년 만에 미국 통신 시장에서 손을 뗀다.


앞서 일본 이동통신업계 3위 소프트뱅크가 지난 7월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를 완료하면서 미국 내 이동통신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이는 내수 시장 성장의 한계를 느낀 세계 통신사들이 미국 시장을 여전히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진출하고 있어서다. 버라이즌은 격화되고 있는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한층 유연한 경영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

◇ 3G→4G 변화 대응 합종연횡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통신사끼리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가 지난 7월 네덜란드의 통신사 KPN의 독일법인 이플러스(E-Plus)를 60억달러(6조7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재벌 카를로스 슬림이 이끄는 아메리카 모바일은 지난달 KPN의 잔여 지분을 완전 인수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슬림의 아메리카 모바일은 유럽 재정 위기가 한창일 때 가치가 떨어진 KPN 지분을 30%  사들인 바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간 대규모 M&A가 마지막으로 벌어진 시기는 지난 2000년 전후다. 당시 일본 NTT도코모는 풍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미국 AT&T에 1조1000억엔을 출자했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도 같은 해 탄생했다.

당시 재편을 촉발한 것은 통신 방식의 세대 교체였다. 전화 통화가 주요 용도로 사용됐던 휴대폰에 인터넷 기능이 추가되면서 데이터 통신에 적합한 3세대(3G) 서비스를 하기 위한 업체들간 짝짓기가 벌어진 것이다.

 

지금의 상황도 13년전과 비슷하다. 통신 환경이 3세대에서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LTE 서비스 제공은 업계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되고 있다. LTE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기지국 등 통신 장비를 교체하거나 주파수 확보를 위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통신사들이 M&A에 공을 들이는 것은 장비 교체 비용을 줄이거나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늘릴 수 있어서다. 현재 LTE 서비스를 시작한 세계 통신 사업자 수는 지난 7월말 기준 200개로 11년전보다 약 4배 늘어났다. 올 연말까지 260개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도 M&A를 부채질 하고 있다. 기술주 거품으로 통신주가 일제히 상승했던 지난 2000년 당시에는 주식 교환을 통한 M&A가 활발했으나 최근에는 저리를 바탕으로 한 현금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 인수 대금을 대부분 금융 기관으로부터 차입해 조달했고, 버라이즌도 인수 자금의 절반을 현금으로 지불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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