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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현대해상 정몽윤과 ‘아주머니’

  • 2016.06.14(화) 11:00

[방계家 사람들] 시즌2 <1>부국
솔로몬테크노, 처가 IT 관계사…처남댁이 1대주주 겸 대표
현대해상의 현대HDS 등 汎현대 IT사와 파트너…고속 성장

입때껏 두 집안이 만나는 건 꽤 자연스러운 그림이다.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바뀌고 사람도 변하고 세월이란 게 그렇다지만 오히려 끈끈함이 더하다. 그래서 30여 년 전(前) 현대가(家)와 사돈의 연을 맺은 이 집안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당신은 ‘부국(富國)’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그럴까봐 준비했다. 이제 ‘나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처갓집 좀 안다’고 자랑해도 좋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kym5380@


참 휑하겠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고객사들 가운데 한글 이름 ‘현대’ 혹은 영문으로 ‘HYUNDAI’ 자(字)를 빼고 나면 말이다. 이쯤 되면, 이 업체는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른 것이 분명하다. 정보기술(IT) 업체 솔로몬테크노서플라이(이하 ‘솔로몬테크노’) 이야기다.

솔로몬테크노는 홍성진(60)씨가 2012년 4월 자본금 2억원으로 창업한 회사다. 원래는 1995년 4월 ‘솔로몬테크노사프라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업체를 개업해 운영하다가 2012년 4월 지금의 사명으로 법인 전환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당산역 11번 출구에서 영등포구청 방향으로 걸어서 5분 거리인 영등포구 당산동 소재 ‘SK V1 센터’에 본사를 두고 있다. E동 14층 3개(1403~5호) 사무실을 쓰고 있다.

홍성진씨는 바로 고(故)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창업주의 8남1녀 중 일곱째 아들 정몽윤(61) 현대해상화재해상보험 회장의 ‘아주머니’다. 정 회장의 장인 고(故) 김진형(1925~2013) 전(前) 부국물산 회장의 며느리로서 김 회장의 2남1녀 중 차남 김관영(60) 현 제이알(JR)투자운용 사장 겸 한국리츠협회 회장의 부인이다.

홍성진씨는 전문경영인과 함께 솔로몬테크노의 대표를 맡아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남편 김관영 사장도 2014년 3월까지 사내 등기임원직을 가지고 있었다. 부부가 함께 이사진으로 활동해온 셈이다. 김 사장의 후임으로 지금은 홍선진씨의 친척인 홍대오(57)씨가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솔로몬테크노가 정몽윤 회장의 처갓집 관계회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주주 구성만 보더라도 그렇다. 솔로몬테크노는 설립 후 2014년 3월 자본확충을 통해 지금은 자본금이 3억원(발행주식 6만주·액면가 5000원)이다. 최대주주가 홍성진 대표다. 지분 80%(4만8000주·2015년 말 기준)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20%(1만2000주)는 김관영 대표와 홍성진 대표 슬하의 두 딸 은선·은재 씨가 10%씩 나눠 가지고 있다.


솔로몬테크노는 IT 서비스 및 컨설팅 전문업체로서 IT 시스템관리(SM)를 비롯해 시스템통합(SI), 아웃소싱,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의 사업구조를 뜯어보면, 특이한 점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사돈 집안인 현대가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는 점이 솔로몬테크노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다.

솔로몬테크노 홈페이지(www.solomontech.net)에 게시된 고객사 현황을 보면 보다 쉽게 감(感)이 잡힌다. 현대차그룹 계열 IT사 현대오토에버, 현대해상 IT 자회사 현대에이치디에스(HDS)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게시된 16개사 중 범(汎) 현대 계열사가 무려 14곳에 달한다.

낯선(?) 풍경은 고객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6개 사업부, 19개 팀으로 구성된 솔로몬테크노의 국내 조직을 보더라도 운영서비스사업부의 ‘현대해상지원팀’, 금융사업부의 ‘현대카드지원팀’, ‘현대캐피탈지원팀’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및 현대해상의 IT 애플리케이션 개발, 운영, 유지보수 등을 맡는 전담 조직이 있을 정도다.

이렇듯 범 현대가와 긴밀한 사업적 유대 속에서 솔로몬테크노는 설립 이래 해마다 예외 없이 높은 매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2012년 7월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에도 진출, 현재 북미, 유럽, 체코 3개 해외법인도 두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총자산 52억원 정도인 솔로몬테크노는 2012년 89억원 정도였던 매출이 3년 만에 3배 넘게 불어 작년에는 276억원에 달했다. 올해에는 3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록 매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만 이익 또한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 1억원 남짓했던 2013년을 빼고는 해마다 5~7억원 순이익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익잉여금이 2015년 말 현재 20억원이 넘는다. 2013~2014년만 해도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챙겨주지 않았지만 2015년에는 결산배당으로 1억원을 쥐어 주었다. 

 

소위 ‘현대맨’이 전문경영인으로 앉아있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솔로몬테크노는 지난해 1월 김선태(60)씨를 대표로 영입했다. 김 대표는 현대차그룹 계열 IT 서비스업체 현대오토에버 출신이다. 한국항공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2004년 현대오토에버 관리시스템실장을 시작으로 정보지원사업부 이사·상무, 대표이사 전무·부사장 등을 지냈다. 2012년 8월에는 현대자동차의 최고정보책임자(CIO)까지 맡아 2013년 12월까지 활동했다. 핵심 고객사의 전직 수장(首長)이 범 현대 방계가의 경영을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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