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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처남과 ‘뼛속까지’ 현대맨의 만남

  • 2016.06.14(화) 11:20

[방계家 사람들] 시즌2 <1>부국
김관영씨, 현대家 가신 이방주 회장과 2008년 의기투합
제이알투자운용, 리츠업계에 가장 핫한 아이콘으로 등장

사실, 이 둘에게 누가 먼저 말을 꺼냈냐고 묻는 것은 불필요한 사족이다. 범(汎) 현대가(家) 오너의 처남과 ‘뼛속까지’ 현대맨의 만남은 모두를 끄덕이게 하는 자연스런 수순이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방주(73) 제이알(JR)투자운용 회장은 현대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전문경영인 중 한 명이다. 이 회장이 없었다면 현대가는 지금의 위상까지 쉽게 도달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이 회장은 보성고,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1969년 현대차에 입사해 재무라인에서 승승장구하며 재경본부장을 거쳐 1998~1999년에는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까지 지냈다. 고(故)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고(故) 정세영(1928~2005)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는 고교, 대학 동문으로 1999년 8월 정 명예회장이 아들 정몽규(54)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함께 현대그룹에서 분가할 당시에는 함께 배를 갈아탔다. 현대산업개발에서도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2006년 6월에는 부회장에 올라 2008년 6월에 가서 일선에서 퇴진했다. 재무통으로 현대차·현대산업개발을 키운 1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커리어에서 비롯한다.

정몽윤(61)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손윗처남 김관영 제이알투자운용 사장이 40년을 현대가에서 잔뼈가 굵은 가신(家臣) 이방주 회장을 2008년 가을 만난다. 학자에서 경영자로 완전 변신한 것도 이 때다. 제이알투자운용은 김 사장과 이 회장이 의기투합해 2008년 11월 자본금 70억원(발행주식 140만주·액면가 5000원)으로 설립한 부동산투자운용(REITs) 업체다. 원래는 제이알자산관리라는 사명을 가졌지만 2012년 3월 지금의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경영 역시 이방주 회장, 김관영 사장 공동대표 체제다. 이외에 이랜드그룹 전략재무실 CFO실을 거쳐 코람코자산신탁 리츠·투자사업부 이사 등을 지낸 정대준(51) 상무(투자사업 1본부)가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고, 현대산업개발 재정·경리 팀장 출신으로 현대아이파크몰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한 임광일(54) 전 본부장이 감사를 맡고 있다.

제이알투자운용의 최대주주는 이방주 회장이다. 지분 28.8%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동생이자 1조원대 거부로 알려진 이민주(68)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도 투자해 단일주주로는 4대주주인 14.1%를 보유 중이다. 형제 지분이 42.9%나 된다.

반면 김관영 사장의 지분은 8.6% 밖에 안 된다. 하지만 부인 홍성진(60) 솔로몬테크노서플라이 사장의 존재감은 예의 제이알투자운용에서도 드러난다. 단일 2대주주로서 23.0%나 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부부 합산 31.6%다. 이외 NH투자증권이 14.3%, 기타 개인주주 3명이 11.1%를 보유하고 있다. 


제이알투자운용은 후발 주자에 속하지만 국내 리츠시장에 굵직굵직한 화제를 뿌렸다. 2008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당시 금호생명빌딩)을 24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인수자가 신생 리츠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최초의 구조조정 관련 상업용 빌딩을 사들이면서 제이알투자운용은 리츠업계에 가장 핫한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이어 국내 최초 호스피털 리츠(차병원 차움·2009년 9월), 국내 최초 호텔 리츠(명동 호텔 스카이파크·2011년 1월)를 잇따라 설립했다. 또 해외로도 공격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2014년 7월 일본 도쿄 아카사카 소재 스타게이트빌딩에 투자하는 국내 최초의 해외 리츠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도 도쿄 근교 가와고에 있는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리츠를 출시했다.

김관영 사장의 경영 능력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가 내려질 만 한 것은 이처럼 ‘첫’에 관한 많은 기록과, 초기에 쏟아졌던 물음표 대부분을 느낌표로 바꾼 데서 비롯한다. 제이알투자운용은 현재 국내에 기업구조조정(CR) 및 위탁관리 리츠 11개와 해외에 2개의 리츠를 운용중이다. 수탁자산은 2014년 말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작년 말 현재 1조3900억원에 달한다.

제이알투자운용은 지난해 영업수익 72억2000만원에 순이익 40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앞서 대우건설 사옥을 2870억원에 매각한 2013년에는 적잖은 매각수수료와 성과수수료를 챙겨 115억원의 영업수익과 68억3000만원의 순이익을 챙겼다. 이에 따라 2012~2015년만 하더라도 주주들에게 적게는 2억1000만원, 많게는 4억9000만원의 배당금을 챙겨 주고도 미처분이익잉여금이 116억원에 달한다. 김관영 사장에게 유명세는 실력과 동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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