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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채권단 "강덕수 나가라"

  • 2013.09.03(화) 18:22

산업은행 "강덕수 회장 대표이사 사임 요구"
STX "채권단 월권 행위..강 회장에게 기회 달라"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채권단은 강덕수 회장에게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직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STX그룹은 반발하고 있다.

◇ '손 떼라'는 채권단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일 원활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근 강 회장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 사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STX조선해양에서 손을 떼라는 요구다.

산업은행은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문성과 추진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추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번 주 중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또 오는 9일 이사회를 거쳐 27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할 계획이다.

현재 신임 대표이사로는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지난 4월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추진시 강 회장으로부터 "향후 경영진 재편 등 경영권 행사와 관련해 채권단의 결정사항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받았다. 사실상 항복 문서를 받은 셈이다.

◇ '못 뗀다'는 STX

STX그룹은 산업은행의 요구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강 회장이 부실 경영의 책임은 있지만 그동안 일궈왔던 경영 성과가 무시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STX그룹은 "이번 대표이사 신규 선임 추진은 채권단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채권단의 월권행위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율협약은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채권단+회사’에 의한 회생과정으로 회사의 경영권 행사가 유지돼야 한다"며 "이는 기존 경영진 보호 차원이 아니라 원활한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4월 이후 STX그룹은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해왔다"면서 "채권단의 무리한 요구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양보하고 채권단의 요구에 성실히 응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강덕수 회장에게 한 번의 기회가 다시 주어져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채권단과의 원활한 협조를 이뤄나가는 것이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회생을 이루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예정된 수순

강 회장의 퇴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 STX조선해양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총 1조8500억원의 신규 자금 투입과 수입 신용장(LC) 대금 3억달러(약 3000억원)를 지원하는 대신 STX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지주회사 ㈜STX의 지분을 100대 1 무상감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따라서 무상감자시 ㈜STX의 STX조선해양 지분율은 기존 30.6%에서 0.306%로 대폭 축소된다. ㈜STX를 통해 STX조선해양에 지배력을 행사해왔던 강덕수 회장은 더 이상 STX조선해양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STX그룹에서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강 회장이 계속 경영을 맡는 방안을 채권단에게 요구해왔다. 상징적인 의미에서다. 그룹을 세운 창업주인데다 부실 경영의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라도 꼭 강 회장이 경영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강 회장이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은 것은 물론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도 부족했다고 보고 있다.

강 회장과 STX그룹이 요구했던 3년간 경영권 보장과 주식 우선매수권을 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강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한 것은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고 원활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방안이 제시됐을때 강 회장은 이미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라며 "올 것이 온 것일 뿐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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