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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大쇼크]⑤국내 부동산시장에도 '불똥'

  • 2016.06.24(금) 17:51

재건축 투자 위축..청약 양극화 더 심해질듯
해외건설에도 찬물..발주량·금융조달 불확실성↑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글로벌 시장뿐 아니라 국내 부동산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워낙 과열 상태를 보이는 강남 재건축 투자나 일부 유망 지역에서 나타나는 청약 열풍을 진정시키는 효과도 있어 심각한 악재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건설업계의 해외 사업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 유가가 다시 하락하고, 중동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건설 프로젝트 발주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관망세 속 시장 진정 효과 나타날 듯

 

24일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를 선택한 것과 관련해 "국내 주택시장 심리를 위축시키는 소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여파가 어느 정도나 될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는 단계이기 때문에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 "정부의 집단대출 규제 방침 등으로 주택시장이 움츠러들려던 찰나에 나온 브렉시트 소식은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는 재료"라며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 변동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주택시장도 관망세나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 주택시장도 움츠러들 것"이라며 "신규 분양시장의 경우 중도금 규제와 겹쳐 더욱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입지가 좋은 인기지역은 악영향을 덜 받겠지만 상대적으로 분양 수요가 적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은 미분양 우려도 커질 것이 예상됐다.

 

다만 너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브렉시트 자체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진 않는다"며 "심리적 변수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투자수요를 위축시켜 과열된 강남 재건축, 분양권 시장이 다소 진정세를 보일 수 있다"며 "실제 영국의 유럽의 탈퇴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시장 파급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재료"라며 "일단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이나 우리 정부의 대응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서초 재건축 단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해외건설 '강달러 → 유가하락  → 발주감소' 우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가 벌이고 있는 해외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영국의 EU 탈퇴로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 안전자산인 달러화나 엔화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 달러화 강세는 상대적으로 유가의 하락 요인이 된다.

 

또 유가 하락은 중동 국가들의 재정난을 부추겨 건설공사 발주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안전자산 선호가 동반하는 실물 경기 위축 역시 유가 하락뿐 아니라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국이 발주를 검토중인 건설 프로젝트의 채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브렉시트가 유가 하락을 부채질할 경우 결국 중동 지역의 발주 연기 등이 잇따를 수 있다"며 "유럽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 일부 동남아 국가 역시 자금이동에 따라 경기 변동성이 커지게 되면 사업 계획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 수주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투자개발형 사업의 파이낸싱(자금조달)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금융지원처장은 "사업 자금을 대는 금융기관이나 국제금융기구들이 사업 평가를 더욱 보수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형 인프라나 플랜트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금융을 동반해야 하는 건설사들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리나 만기 등의 금융조건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쿠웨이트 오일피어 준공 현장(사진: 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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