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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산간오지에 '태양광 LTE' 깐다

  • 2016.06.26(일) 09:00

전기·광케이블 없는 오지에도 구축 가능

[평창=김동훈 기자] "LG유플러스만 터지네요."

지난 24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 하늘목장. 영화 <웰컴투동막골>을 촬영한 장소로도 유명한 이 산골에는 짙은 안개와 함께 장맛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트랙터를 타고 해발 1000m가 넘는 지점에 도착하자 SK텔레콤과 KT 가입자의 통화 기능은 물론 데이터도 작동되지 않았다. LG유플러스 가입자만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LG유플러스가 대관령과 같은 산간·도서에 '태양광 LTE 기지국'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목장 관계자는 "우리 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LG유플러스로 바꿨다"며 웃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전기가 닿지 않는 대관령 하늘목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서산(충남 보령), 계룡산(충남 계룡) 등 전국 산간·도서 오지에 태양광 LTE 기지국을 개통,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은 국토 면적의 80% 수준만 서비스된다. 산이 4440개나 되고 섬은 3677개에 이르는 탓이다. 최근 등산객들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휴대전화 이용이 불가능한 20% 지역은 안전 차원에서라도 개척 대상이다. 그렇다고 산을 헤집고 광케이블을 설치해 기지국을 마구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기지국을 설치하고 싶어도 정부기관의 인허가 때문에 못하는 곳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 LG유플러스가 강원 평창 대관령에 구축한 태양광 LTE 기지국. [사진=김동훈 기자]

LG유플러스는 이에 착안해 태양광 LTE 기지국을 개발했다. 태양광 LTE 기지국은 말 그대로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자체 생산한다. 전기가 연결되지 않고, 광케이블이 없는 외딴 섬에도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며 구축·운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전기 선로와 이에 따른 인허가, 전신주 설치, 전기, 유지 보수 등에 따르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과거에도 태양광 기지국이 시범 운영됐으나, 서서히 사라졌다. 낮은 효율과 짧은 배터리 수명으로 인한 기술적인 한계 때문이었다. 이번에 LG유플러스는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기술과 LG화학의 배터리 기술을 총동원해 개발한 까닭에 국내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지국 1개소 설치에 6000만~7000만원가량이 쓰였고, 배터리는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며 "기지국 설치비는 광케이블 전선을 한 번 끌어오는 비용과 비슷하다"고 했다. 

특히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전력을 에너지 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에 저장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65일 기지국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원격 관제와 제어도 가능하므로 야생동물이나 자연재해로 유지·보수가 필요할 때 비상조치를 빠르게 취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등산이나 집중호우로 인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통화·인터넷을 통한 연결은 물론 기지국을 이용한 구조자 위치 파악 등이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유플러스는 태양광 LTE 기지국을 현재 대관령, 오서산, 계룡산 등 4개소에 구축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연내 산간·도서 21곳에 추가 개통하는 등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허비또 LG유플러스 NW전략담당 상무는 "LTE 전국망을 가장 먼저 구축했던 LG유플러스는 고객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기복 없는 LTE 네트워크 품질과 새로운 5G 기술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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