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멤버십' 과당경쟁 제동...눈치 보는 은행권

  • 2016.07.12(화) 10:00

금감원, 은행권 멤버십과 ISA 과당경쟁 "예의주시"
고등학생 대상 마케팅 하나멤버스 한차례 자제 경고

하나멤버스에서 촉발한 멤버십 경쟁과 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놓고 벌이는 은행권의 과당경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이달초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의 담당자를 불러 하나멤버스 과당경쟁 자제를 요청했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금융 관계사들이 고등학교에서까지 영업을 벌이는 통에 여러 경로로 민원이 빗발치자 금감원이 나선 것이다.

ISA 역시 초기보다 열기가 식기는 했지만 '깡통계좌' 등 무리한 영업경쟁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자체 점검 등을 통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도 "일부 은행이 ISA와 멤버십 경쟁이 과도하다"면서 "상황을 주시하면서 필요한 경우 추가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하나멤버스 제동에 타 은행도 '눈치'


금감원은 이달초 하나금융의 하나멤버스에 대한 무리한 영업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하나금융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멤버스 가입을 조건으로 포인트를 지원해 주는 식의 영업을 벌이자 금감원 민원센터를 통해 학부모와 교사들의 민원까지 들어온 상태다.

이외에도 지난달엔 증권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 본사 직원들이 고등학생 대상의 입시설명회에 찾아가 영업을 벌이면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과도한 마케팅을 벌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출시 초기 '하나멤버스 대학생 서포터즈'를 지점에 배치하고 영화관이나 대학 인근에서 판촉을 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올해들어 어린이날엔 놀이공원, 부처님 오신날엔 사찰, 마라톤대회 등 과도하게 영업을 해왔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자칫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 하나금융은 최근 하나멤버스의 500만 회원 돌파를 기념해 대만 주요 민영은행인 타이신국제상업은행과 제휴를 맺고, 양측의 포인트 교환을 통해 상호 제휴처를 공동 이용하기로 합의했다. 






최근엔 신한금융의 신한판(FAN)클럽, 우리은행의 위비멤버스 등 각 금융그룹이 경쟁적으로 멤버십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도 깔렸다.

실제 이같은 당국 내 분위기에 최근 멤버십 프로그램을 내놓은 경쟁은행들 사이에서 목표 조정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조심스레 나온다. A은행 한 관계자는 "원래 500만명을 목표로 했는데 조심스럽긴 하다"면서 "상황에 따라선 목표를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고객을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혜택을 늘리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B금융그룹 관계자도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 포인트 프로그램을 앱을 깔아 전환하는 것이어서 무리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지난 5일 8개월만에 회원 500만명을 돌파해 큰 성과를 거뒀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 은행 자체점검 중인 ISA, 현장점검 나가? 말아?

역시 도입 초기부터 불완전판매, 마케팅 과열, 깡통계좌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 ISA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엔 은행들이 ISA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성향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금감원이 박용진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투자성향 분석을 하지 않은 비율이 65%, 31.8% 순으로 많았다.

ISA 일임형의 경우는 투자성향 분석을 해야하고, 신탁형 중에서도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상품은 반드시 해야 하지만 예금은 '투자 권유 불원서'에 체크하면 하지 않아도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 등 은행의 경우 예금으로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투자성향 분석을 하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도 "ELS와 같은 투자상품에 관련 서류를 받지 않았다면 규정을 위반한 것이어서 현재 자체점검 결과를 통해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곧 마무리되는 자체점검 결과를 보고 추가로 현장점검 여부도 판단할 계획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