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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CJ헬로 M&A불허]⑨위기의 케이블TV 어떻게

  • 2016.07.19(화) 14:41

IPTV 대비 상품경쟁력 저하로 점유율 감소
유효경쟁정책 쓰더라도 무임승차자 없애야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최종 불허함에 따라 8개월간 끌어왔던 단기 불확실성은 사라졌다.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후폭풍이 거세다. 중장기 불확실성이 새롭게 생긴 셈이다. 시장 플레이어들이 사업계획을 짜기엔 정부 가이드라인이 너무 없다.

 

특히 케이블TV로 대변되는 약자집단 입장에서 이제 남은 과제는 새로운 시장질서(정책)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느냐다.

 

지난해 10월말 M&A 추진 발표 이후 당사자인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CJ헬로비전은 물론이고 이해관계자인 케이블TV 업계는 의사결정을 보류한 채 첫번째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의 판정에 눈과 귀를 기울였다면, 이제는 시대변화와 공정위 판단근거에 맞춰 유료방송 산업정책을 내놓을 미래창조과학부에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A는 불발됐지만 통신사를 중심으로 한 IPTV 사업자는 전국사업권을 기반으로 언제든지 몸집 불리기가 가능하다"면서 "문제는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케이블TV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다"라고 말했다.

 

 

◇ 케이블, 생존전략 필요하나

 

현재 케이블TV 업체들은 수익성 지표나 권역별 점유율 등에서 양호한 상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5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2014년도 영업이익률은 티브로드 19.7%, CJ헬로비전 8.5%, 딜라이브(구 씨앤앰) 15.9%, 현대HCN 19.8%, CMB 21.9% 수준이다. 이들 MSO 평균치를 봐도 13.9%로 KT -1.2%, SK브로드밴드 2.2%, LG유플러스 5.4%에 비해 높은 편이다.

 

권역점유율에서도 2014년 기준 총 78개 방송구역 중 88%에 달하는 69개 방송권역에서 케이블 업체가 가입자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TV 상황은 단편적이 아니라 추세적으로 봐야 한다. 케이블TV 가입자는 2011년 12월 1496만 명에서 2015년 12월 1442만 명으로 줄었고,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도 62%에서 40%로 감소했다. 반면 IPTV는 같은 기간 가입자 수가 489만 명에서 1232만 명으로 늘고 점유율은 20%에서 40%로 증가했다. 지난해 케이블TV 사업자 매출은 2조2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한 반면 IPTV 매출은 1조9088억원으로 28.3% 증가했다.

 

이는 케이블TV 업계의 경우 지역 사업자라는 한계와 이동통신 결합상품이 대세가 된 융합시장에서 이동통신상품을 제공하지 못하는 등 상품경쟁력이 통신사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 케이블TV는 지금 당장은 먹고 살아도 점점 더 경쟁관계에서 밀릴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 선택적 유효경쟁정책 거론될까

 

이런 가운데 케이블TV 업계는 유효경쟁정책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과거 통신시장에서 경쟁활성화를 위해 후발사업자를 지원했던 유효경쟁정책을 유료방송시장에도 도입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대논리도 강하다. 국내 케이블TV 업체들은 적극적은 투자를 통한 사업 육성 보다는 사업매각 및 투자자금 회수에 전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국내 케이블TV 사업자들의 디지털 전환율이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디지털 전환율이 90∼100%에 이르며, 유료방송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케이블TV가 유료방송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54%에 달하며, 디지털 전환율은 90%에 이르는 등 IPTV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일본도 IPTV 가입자 대비 케이블TV 가입자가 2014년 기준 5배 이상 많은 상황이다. 일본 케이블TV는 2015년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선언하고 100% 디지털화를 실현했다.

 

때문에 케이블TV에 대한 유효경쟁정책을 펼치더라도 선택적으로 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종에 무임승차자(free rider)가 없도록 지원정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주된 이유는 MBK와 맥쿼리가 세운 특수목적법인이자 딜라이브 대주주인 국민유성방송투자(KCI)가 정상가격 대비 5배 이상 비싼 가격에 지분을 인수하며 차입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면서 "KCI는 기업 경영권을 매매하는 바이아웃 펀드집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만약 케이블TV 지원정책을 내더라도 산업발전에 별도움이 안되는 사모펀드 배불리는 정책은 안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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