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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GO 광풍]②금맥캐는 캐릭터…국내선 '이제 막'

  • 2016.07.19(화) 17:19

탄탄한 인지도 갖춘 캐릭터, 게임 대박 '결정타'
내세울만한 토종 캐릭터 없어…"콘텐츠 홀대 탓"

닌텐도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GO'가 공전의 히트를 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캐릭터 '포켓몬스터'의 힘이 컸다. 포켓몬GO 열풍은 게임 같은 콘텐츠 산업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지적재산권(IP)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한번 일깨운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도 디즈니를 비롯해 마블·DC코믹스 등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게임 시장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단순한 재미 요소만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캐릭터 파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인데 이제서야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IP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20년된 포켓몬, 게임→TV→영화 넘나들어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포켓몬스터는 원래 게임 타이틀로 시작했다. 지난 1996년 2월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를 통해 처음 등장한 포켓몬스터는 이름 그대로 '주머니 속의 괴물'이란 뜻이다. 주머니에 간편하게 휴대해 다닐 수 있는 몬스터를 말하며, 게임보이나 닌텐도DS 같은 휴대용 기기를 통해 실제로 들고 다니며 즐기는 게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포켓몬스터에는 피카츄를 비롯해 이상해씨, 파이리, 꼬부기 등 아기자기한 몬스터들이 등장한다. 유저는 이러한 포켓몬스터들을 수집 및 진화시켜 강하고 무서운 힘을 가진 진짜 몬스터로 키울 수 있다. 몬스터 수는 초기에 150개였으나 새로운 시리즈가 계속 나오면서 현재는 721개 가량으로 불었다. 피카츄는 이들 몬스터 가운데 하나였는데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나오면서 포켓몬스터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 포켓몬스터는 파이리, 꼬부기 등 수백개의 몬스터들이 등장하는데 각각 특색을 갖고 있어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팬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출처: 포켓몬 코리아)


포켓몬스터는 게임이 성공을 거두자 TV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최근까지 25종의 게임이 나왔으며, 지난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종의 TV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방영되었다. 영화 또한 지난 16년간 총 18종이 제작돼 국내를 비롯해 일본과 북미 시장에서 개봉되었다. 포켓몬스터는 게임의 성공을 발판으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으로 제작돼 세계에서 매니아층을 형성, 현재 세계에서 탄탄한 팬층을 가진 캐릭터로 성장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수년간 여름방학에 맞춰 신작 영화로 꾸준히 개봉되며 팬층을 확대하기도 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영화의 제작을 통해 포켓몬스터는 유저 저변을 크게 넓힐 수 있었으며 이는 다시 포켓몬스터 게임의 유저 증가로 이어진 것"이라며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이를 통해 세계에서 총 2억4000만장 이상이 판매된 글로벌 메가 히트작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국내선 게임사가 주도해 'IP 키우기'

 

올해로 서비스 20주년을 맞이한 포켓몬스터가 증강현실 게임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지적재산권의 가치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포켓몬스터처럼 유명 IP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이 그렇지 않은 게임보다 흥행면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임산업에서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IP)은 일반적으로 게임 제작에 있어 원작이 되는 온라인게임을 비롯해 웹툰이나 영화 등을 통칭해 표현한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도 IP의 중요성을 깨닫고 인지도 높은 IP를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비롯해 미국 만화의 '양대산맥' 마블·DC코믹스의 인기 히어로 판권을 가져와 폰게임으로 만드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토종 게임이 선택받을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유명 IP의 후광을 업고 해외 시장을 뚫으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이 그토록 사활을 걸고 확보하려는 IP가 왜 죄다 해외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만한 토종 IP를 여태껏 키우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뽀로로'와 '또봇' 등 인기 캐릭터가 있으나 유아 교육용 시장에 머물면서 팬층을 넓히는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다 문화 콘텐츠를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는 풍토 역시 캐릭터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선 게임을 마약 같은 중독물로 규정하는 등 산업을 바라보는 인식이나 대하는 태도가 대체로 부정적"이라며 "슈퍼마리오처럼 세계적인 게임 캐릭터가 싹틀만한 자양분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게임을 비롯해 웹툰 분야에서 IP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그나마 자본력에서 체력을 갖추고 있는 게임 산업이 주도적으로 IP를 키우고 있어 국내에서도 제2의 포켓몬고가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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