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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휴대폰 앞날은]①화려한 날은 갔다

  • 2016.07.19(화) 17:19

스마트폰 시장서 부진 이어져
2분기도 적자 상태 지속..묘수는?

LG전자 휴대폰사업을 둘러싸고 걱정스러운 시선들이 제기되고 있다.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들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전망 역시 낙관하기 어렵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조명해 본다. [편집자]

 

 

지난 상반기 LG전자는 매출 27조3637억원, 영업이익 1조8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 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어려운 경영환경을 감안하면 개선된 실적이지만 LG전자의 고민은 해소된게 결코 아니다. 휴대폰 사업의 부진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지난 2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때 세계 3위를 차지했던 영광은 고사하고, 경쟁대열에서 탈락할 상황에 처한 것이 현실이다.

 

◇ 아! 옛날이여~

 

지난 2008년 LG전자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전통의 강호인 모토로라를 추월하고 노키아, 삼성전자에 이어 3위에 오른다.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 차별화된 제품을 앞세워 이른바 '피처폰'이 주류를 이루던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한번 흐름을 탄 분위기는 2009년에도 이어진다. 휴대폰 사업 성장에 힘입어 LG전자는 2009년 연 매출 55조원을 돌파했고, 연간 영업이익도 2조9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휴대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영광은 거기까지 였다. LG전자는 2010년 3분기와 4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로 급감했다. 2009년 1조3000억원이 넘었던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은 단 1년만에 70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 LG전자 초콜렛폰. LG전자를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로 견인한 제품중 하나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이같은 급격한 추락은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결과'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특히 당시 수장이었던 남용 부회장의 판단 미스가 결정적이었다. 그 이면에는 컨설팅사인 맥킨지의 의견이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남용 부회장은 2007년 취임 직후부터 LG전자 마케팅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외부에서 마케팅 전문가들을 수혈해 중책을 맡겼고, 초기에는 이들의 성과가 빛을 발하는 듯 했다. 그것이 바로 2008년과 2009년이다. 하지만 당시 영광은 결과적으로 '사상누각'에 불과했다. 제품 개발의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보다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 경영은 곧 한계를 드러냈다.

 

LG전자는 당시 한창 잘 팔리던 피처폰에만 집중한 나머지 다음 단계인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전환을 준비하지 못했다. 피처폰의 시대가 더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이 주도한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변화 바람은 예상보다 빠르고, 강했다.

 

LG전자가 급격한 실적부진에 빠지자 결국 2010년 9월 남용 부회장이 물러나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다. 강력한 오너십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산이었다.

 

◇ 온탕과 냉탕사이

 

하지만 구본준 부회장 취임후에도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쉽게 정상궤도로 돌아오지 못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옵티머스 시리즈에 이어 G2와 G3 등을 선보이며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중심을 스마트폰 체제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맞서 'G' 시리즈라는 라인업도 구축했다.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흑자와 적자 사이를 오갔다. 2~3분기 흑자를 보이다 다시 적자를 기록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문제는 최근 들어 실적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 LG전자 MC사업본부 영업이익 추이(단위 : 억원)

 

2014년 연간 3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MC사업본부는 지난해 다시 1000억원이 넘는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2분기부터 다시 시작된 영업적자는 올해도 이어졌다. 1분기 2000억원대 적자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규모가 1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구원투수로 투입된 조준호 사장이 올해 야심차게 내놓은 'G5'가 초기 호평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팠다. LG전자가 최근 MC사업본부 인력조정에 이어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도 G5의 부진에 따른 충격이 적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오는 28일 2분기 확정실적 발표와 함께 기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나간 실적보다 향후 휴대폰 사업에 대해 어떤 전망과 전략을 내놓을 것인지가 더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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