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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카레'로 시작한 가정간편식, 2조 시장으로

  • 2016.07.25(월) 15:55

맞벌이·1인가구·주5일제로 급성장
제조업 이어 마트·편의점도 가세

경기도 일산에 사는 초보 캠퍼 이모(40)씨. 지난주말 가족과 함께 경기도 가평의 한 캠핑장을 찾은 그는 아이들로부터 '엄지척'을 받고 어깨가 으쓱해졌다. 캠핑장 도착 전 들른 대형마트에서 끓는물에 데우기만 하면 되는 삼계탕을 골라 저녁메뉴로 내놓았는데 식구들 모두 맛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씨는 "1팩에 7000원대로 크게 비싸지 않고, 봉지째 넣어 데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집에서는 물론 캠핑장에서도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 지난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2조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 왼쪽은 간편식의 효시인 오뚜기 '3분 카레', 오른쪽은 이마트가 올해 내놓은 피코크 안동찜닭.

 

1981년 오뚜기 '3분 카레'에서 시작한 가정간편식이 진화를 거듭하며 국민식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초기에는 카레, 짜장, 덮밥소스, 미트볼 등에 그쳤던 간편식은 1996년 CJ제일제당이 '햇반'을 출시하면서 일대 전기를 마련한 뒤 현재는 찌개·탕·파스타는 물론 전통시장 맛집메뉴까지 웬만한 음식은 간편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종류가 다양해졌다.

간편식의 성장은 맞벌이와 1인 가구, 노령인구 증가 등 사회구조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짧은 시간안에 조리할 수 있는 메뉴가 각광을 받기 시작해 최근에는 전체 가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1인 가구에 힘입어 간편식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2011년 주5일제 근무제의 전면 시행에 이어 이듬해 도입된 초·중·고교의 주5일 수업으로 여가문화가 확산된 것도 '편의성'을 주무기로 하는 간편식 성장에 불을 댕겼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4년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실적에 따르면, 간편식으로 분류할 수 있는 즉석섭취·즉석조리식품(도시락 포함) 생산액은 1조7460억원에 달했다. 식약처가 즉석섭취식품에 대한 품목분류를 시작한 2008년(9274억원)에 견주면 시장규모가 갑절이나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세가 유지됐다면 지난해 국내 간편식 시장규모는 2조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각변동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그간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동원F&B 등 제조사들이 간편식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어 선발주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피코크'를 앞세워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2013년 340억원에 불과했던 피코크 매출은 지난해 127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선 신세계그룹 자체 유통망에 그치지 않고 쿠팡, 롯데홈쇼핑, 카카오톡 등 다른 회사의 유통망을 통해서도 상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는 중이다. 현재 피코크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는 간편식은 1000여종으로 이마트는 올해 말까지 1400종까지 상품종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각김밥과 도시락의 대명사인 편의점도 간편식의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본에선 이미 간편식 전체 매출의 25%가 편의점에서 발생할 정도로 간편식 시장에서 편의점의 비중이 크다. 국내 편의점들도 삼각김밥과 도시락에 그치지 않고 간편식으로 외형확장을 꾀하는 분위기다.

 

GS25는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기존의 간편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포장용기 그대로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 물만 붓고 끓이면 되는 부대찌개 간편식(유어스모둠햄부대찌개)을 내놓았다.

김영화 GS리테일 상품기획자는 "기존 간편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포장용기의 변경을 통해 맛과 편의성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게 개발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GS25는 앞으로 매월 즉석조리용기에 담은 간편식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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