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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KB에 은행장이 필요한 이유

  • 2016.07.28(목) 11:17

은행장 분리, 올 하반기나 내년 정무적 판단 필요
회장-은행장 역할 달라...은행원 박탈감도 다독여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겸임한지도 1년 8개월이 지났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은행장 선임에 대한 얘기가 요즘들어 부쩍 KB금융과 국민은행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인데요. 우선은 윤 회장의 임기가 올해 11월말이 되면 딱 1년을 남겨두게 됩니다. 요즘은 여러가지 이유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임기를 맞추거나 혹은 짧게 가져가는게 트렌드인데요. 그런 측면에서 은행장에게 임기를 1년이라도 부여하려면 올해는 임명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막연한 얘기부터 시작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내년 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겸임 체제를 지속할 순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금융당국에서도 금융지주 체제에서 회장과 행장 겸임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 왔고요.

누가봐도 국민은행의 조직이나 영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안정을 찾은 상태이니 지금의 겸임 체제를 고집할 명분도 딱히 없어 보입니다.

다만 겸임을 유지한다고 당장 문제가 생길 일도 없습니다. 결국엔 여러가지 정무적인 판단 등이 엮일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시기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올해 하느냐 아니면 내년에 연임을 앞둔 시점에 결정하느냐이겠죠.

하지만 이런 정무적인 판단과 관계없이 내부 직원들의 생각은 조금은 다릅니다. 요즘 국민은행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불만들이 있는데요. 물론 2만명 규모의 조직에서 하루이틀 얘기도 아니고, 다른 시중은행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인 것도 맞습니다.


국민은행의 경우는 윤 회장 취임이후 LIG손보(현재 KB손해보험), 현대증권 인수 등으로 비은행을 강화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은행원도 과거보다 할일이 많아졌겠죠. 이제는 팔아야 할 상품도 많고 계열사간 협업해야 할 일도 많아진 겁니다. 가령 자동차금융 패키지와 같은 손보-카드-예금을 엮은 복합상품 판매나 교차판매 등이죠.

그러면서 다른 계열사보다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간혹 들립니다. 일은 가장 많이 하고, 돈도 많이 버는데 실제 연봉은 작다는 얘긴데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찾아봤습니다.

여전히 남녀 연봉 격차가 크고, 여성의 기간제근로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점을 고려해 여직원을 제외한 남자직원(기간제근로자 포함) 1인당 평균급여를 봤더니, KB투자증권 영업직이 1억1211만원(관리직 7960만원), 국민카드는 1억900만원, 국민은행은 1억400만원, KB손보는 9297만원 순으로 나옵니다. 최근 계열사로 편입한 현대증권은 사업부문에 따라 리테일 1억3300만원, 본사영업 1억원, 본사관리 1억1100만원이더군요.

편차는 있어 보입니다. 단순히 연간 급여총액을 직원수로 나는 값이고, 계열사별로 직급 등의 차이가 커 단순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복지나 퇴직연금 산정 등을 고려하면 은행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계열사 관계자들의 얘기도 일리는 있습니다. 다만 다분히 감정적인 부분이라고 해도 정서적인 박탈감은 느껴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윤 회장이 지난해부터 비용 감축을 위해 은행 임금피크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하고 있는데요. 희망퇴직을 하지 않은 직원들은 은행 지점의 창구(일반직무)나 마케팅직무에 투입이 됐습니다.

대부분 지점장 부지점장을 지낸 분들인데 같은 지점에서 일해야 하는 직원들은 서로 불편한 상황입니다. 실제 이들 간의 갈등도 상당하고요.

이런 점들이 모두 얽히고설킨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런 불만을 다독이거나 혹은 중간다리 역할을 해줄 은행장이 없다는 겁니다.

엄밀히 따지면 없는 것은 아니죠. 다만 계열사를 모두 아우르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고 이해도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국민은행 직원들에겐 안으로 굽어줄 은행장이 절실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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