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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노래방까지' 톡톡 튀는 이색편의점

  • 2016.07.28(목) 18:30

판매공간에서 카페·쉼터 등으로 변신
점포수 포화상태, 질적변화로 돌파구

▲ 지난달 말 서울 홍대 부근 '럭셔리 수 노래연습장'에 들어선 CU 점포. CU는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고 했다.

 

'편의점은 다 똑같다는 편견을 버려'

편의점의 무한변신이 계속되고 있다. 단순히 먹거리와 소소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카페테리아나 공연장, 자연속 쉼터 역할을 하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급기야 노래방에 둥지를 튼 편의점이 나왔다.

지난달 말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부근 '럭셔리 수(秀) 노래연습장'에는 CU의 편의점이 들어섰다. 반짝이는 미러볼과 네온사인을 곳곳에 설치해 노래방 특유의 분위기를 낸 이 매장에는 하루 평균 1000여명의 손님이 몰렸다. 웬만한 편의점의 2~3배에 달하는 집객력이다.

CU는 음료수와 간식 매출이 높은 노래방의 특성에 맞춰 생활용품과 식재료의 비중을 줄이고 음료와 스낵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편의점 자체를 노래방과 곧바로 연결해 노래 부르다 목이 칼칼하면 언제든 편의점으로 내려와 먹거리를 살 수 있게 했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근처 편의점 앞에는 3평 남짓한 소형무대가 마련돼있다. 앰프와 마이크, 조명시설까지 갖춘 이곳에선 누구나 원하면 무대를 사용할 수 있다. 거리공연이 많은 지역특성을 활용한 것으로 편의점은 무대를 무료로 빌려주는 대신 지역문화와 호흡한다는 상징성을 얻었다.

서울 덕성여대 학생회관에는 파우더룸과 탈의실을 갖춘 편의점이 영업 중이다. 주된 고객이 여대생인 점에 착안해 화장을 고치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한 것이다. 이곳에는 회의용 테이블과 화이트보드를 설치한 스터디존도 있다. CU 관계자는 "다양한 편의시설이 매장에 들어서면서 기존 일반 형태의 편의점이었을 때보다 손님들이 3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도시락과 디저트를 주로 판매하는 편의점도 등장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4년 1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도시락카페 1호점을 연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근처에 2호점을 오픈했다. 대부분의 편의점이 1개층만 사용하는 곳과 달리 도시락카페는 2개층으로 이뤄져있다. 1층에서 먹거리를 산 뒤 2층에 올라가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간 편의점이 잠시 들러 필요한 상품만 사는 공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앉아서 쉬며 수다를 즐기는 공간으로 변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런 도시락카페를 선보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자전거족을 겨냥한 편의점도 나왔다. 경기도 가평군에 자리잡은 이 편의점에는 자전거 거치대와 공기주입기 등을 설치해 경춘로를 따라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의 쉼터역할을 하고 있다. 외관은 일반 편의점과 큰 차이는 없지만 이 편의점에는 태양광 발전기설비와 고효율 실외기, 이중 에어커튼형 냉장 쇼케이스 등 차세대 에너지 절감기술이 집약돼있다.

편의점들이 이처럼 특색있는 매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포화상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편의점이 곳곳에 자리잡은 것과 무관치않다. 현재 국내 편의점 점포수는 3만개가 넘는다. 점포당 인구수는 약 1700명으로 편의점이 발달해있는 일본(약 2400명)과 비교해도 총인구에 비해 너무 많은 점포가 포진해있다. 이 때문에 편의점들은 점포수 늘리기와 같은 양적 성장 대신 질적 변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CU 관계자는 "기존에는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상품을 준비했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고객들이 얼마나 편안하고 즐거운지가 중요해졌다"며 "편리하고 쾌적한 공간의 고객 맞춤형 편의점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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