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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게임 굴기]①짝퉁 오명국, IP 블랙홀로

  • 2016.08.03(수) 09:01

日 만화부터 헐리웃 영화까지 싹쓸이
짝퉁 홍수로 차별화 없어지자 IP 승부

중국 게임 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게임전시회 '차이나조이 2016'이 지난달 31일 나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내렸다. 차이나조이는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엄청난 전시 규모 만큼이나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위상을 마음껏 뽐낸 행사이기도 했다. 특히 올해엔 '지적재산권(IP)'과 '가상현실(VR)' 두 가지 키워드를 던지며 경쟁 및 동반 관계인 한국 게임 산업에 이정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편집자]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한 차이나조이는 맹렬한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게임 산업의 역동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일단 관람객 수가 어마무시하다.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올해 차이나조이 방문객은 전년(27만명)보다 20% 가량 늘어난 32만5500명으로 집계됐다. 주말인 지난달 30일에는 방문객 수가 10만8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의 총 관람객 수가 20만명임을 감안하면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두 행사를 직접 방문한 기자가 봤을 때 차이나조이 관람객 수는 지스타보다 4~5배 많아 보였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도 "차이나조이는 중복 집계를 거의 하지 않는데다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중국 게임 유저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관람객 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 세계 1위로 떠오른 차이나 파워

실제로 중국 게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245억달러로 미국(234억달러)을 처음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4위를 기록한 국내 시장(40억달러)에 비해 거의 6배에 달한다.

 

거대한 내수를 기반으로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게임사들이 고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준 텐센트 게임 매출은 전년대비 29% 늘어난 26억4600만달러를 기록, 글로벌 게임사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로 따져도 텐센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 액티비젼블리자드 등 쟁쟁한 게임사들을 제치고 지난 2013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게임사 넷이즈도 올 1분기 7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창유와 샨다게임즈 등도 급격하게 덩치를 불리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의 거침없는 성장은 중국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률과 관련이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포화 상태에 도달, 성장률이 급격하게 둔화됐음에도 중국은 여전히 온라인과 모바일 두 분야에서 유례없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 최대' 타이틀을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짝퉁 줄고 IP 과시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 역량 또한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온라인게임 분야에선 한국 업체를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온라인 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쉬운 모바일에선 이미 추월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무엇보다 저적권에 대한 인식이 약했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지적재산권 확보에 나서 관심을 모은다. 올해 차이나조이에선 눈에 익은 영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게임으로 재탄생한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중국 주요 게임사들이 IP를 대대적으로 과시하고 나선 것.

 

텐센트만 해도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B2C관에 유명 IP를 활용한 신작들을 쏟아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이  헐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를 기반으로 만든 온라인 총싸움게임(FPS) 게임이다.

 

 

텐센트가 헐리우드 영화를 활용해 만든 온라인게임 '트렌스포머 온라인' 소개 동영상. (출처 :유튜브)

 

시험 버전으로 나온 이 게임에선 옵티머스 프라임이나 범블비 등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들이 그대로 나온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현재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리자드의 총싸움게임 '오버워치'와 비슷해 보였다. 텐센트는 이외에도 원피스와 나루토 등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들을 선보였다.

 

또 다른 게임사 스네일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간판게임 '리니지'를 활용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을 선보였다. '리니지2:혈맹'이란 게임으로 중국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행사장 곳곳에선 '에반게리온'이나 '도라에몽', '드래곤볼' 등 인기 만화를 가져다 만든 다양한 게임들이 전시돼 있었다. 한국 온라인게임인 '미르의전설2'나 '뮤온라인', '크로스파이어' 등을 변형한 게임들도 대거 등장했다.

 

▲ 중국 스네일게임즈는 차이나조이 부스에서 엔씨소프트와 IP 제휴를 통해 만든 모바일게임 '리니지2:혈맹'을 선보였다.

 

◇ 글로벌 게임 대제국 야심

 

물론 전시장 곳곳에선 짝퉁 게임을 버젓이 출품하는 중국 게임사들도 있었으나 해가 갈수록 분위기가 바뀌어 가고 있다는 평가다. 그만큼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중국의 모바일게임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중국에서도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모바일게임이 분기당 평균 6000여개 쏟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게임은 특성상 흥행작이 한번 나오면 비슷한 형태가 홍수처럼 나온다. 아예 똑같이 베낀 게임도 출시된다. 이에 대해 중국 게임사들이 찾은 해법은 결국 제대로 된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아무런 제약없이 쏟아진다는 것은 유저들에게 차별화를 주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흥행 불확실로 이어진다. 반면 IP를 확보하면 유명세 덕에 이용자를 쉽게 끌어모을 수 있고, 확실한 차별화를 제공할 수 있어 이득이라는 것이다.

 

중국 게임사들의 공격적인 IP 확보전은 차이나조이 행사를 전후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6월 글로벌 히트게임 '클래시오브클랜(COC)' 개발사 슈퍼셀을 10조원에 사들이기로 하면서 세계 게임산업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텐센트는 세계적인 PC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에 이어 슈퍼셀까지 품에 안으면서 PC온라인과 모바일에 걸친 '게임 대제국'을 건설하게 됐다.

 

지난 1일에는 중국 게임사 상하이쥐런네트워크와 중국계 사모펀드 윈펑캐피털 등이 참여한 중국 컨소시엄이 44억달러를 들여 세계적 모바일게임사 플레이티카를 인수하기로 했다. 플레이티카 인수전에는 넷마블게임즈가 국내업체로 유일하게 참여하기도 했으나 결국 중국 자본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플레이티카는 소셜카지노 부문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바일 게임 ‘슬롯마니아’, ‘시저스카지노’ 등을 통해 지난해 7억2500만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은 9억 달러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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