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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리그테이블]③충당금 전쟁...여전히 갈길 먼 농협

  • 2016.08.03(수) 14:18

2분기 충당금 안정적 관리...빅배스 농협은행만 '폭탄'
충당금적립율 일제히 상향, 힘든 시기 대비 선제 적립

농협은행을 제외하면 예상보다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은 크지 않았다.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놨던 영향이기도 하고, 대우조선해양 등 일부 기업을 빼면 추가 충당금 요인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농협은행은 충당금을 쌓아야 할 대상도 많고, 과거 덜 쌓았던 것을 한꺼번에 쌓아야 했기에 상반기 그 규모만 1조원이 넘었다. 결국 3290억원의 적자를 내야 했다.

◇ 시중은행은 비교적 안정·농협은행은 쇼크

주요 시중은행은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올해 2분기 충당금전입액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과거 추이를 볼때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충당금 환입의 영향으로 1분기보다 충당금이 줄어들었다. 부실채권이었던 양재동 파이시티 매각으로 324억원, 르네상스호텔 관련해 271억원, 베트남 랜드마크타워 179억원, SPP조선 환입액 567억원 등 규모가 큰 것만 합쳐도 환입액이 1341억원에 이른다.

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 대규모 충당금 환입으로 2분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긴했지만 충당금전입액 규모는 가장 적았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KEB하나은행은 대기업 여신 비중이 크고 국민유선방송, 대우조선, 한진해운 등의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전분기보다 59%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은행의 2분기 순익은 3068억원으로 전 분기의 4922억원보다 37.7%나 줄었다.

농협은행은 애초 예고했던대로 올해 2분기 9734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면서 올 상반기 충당금전입액은 1조3345억원으로 불어났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과 STX중공업에 각각 4398억원, 1138억원과 창명해운에 2990억원을 쌓았다.

다만 이같은 충당금 적립 규모는 애초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빅배스'를 선언할 당시 예상했던 규모보다는 줄었다. 김 회장은 "현대상선 등 원래 워스트(Worst)로 분류될 기업들이 생각보다 좋아지면서 배드(Bad)로 올라간 곳들이 꽤 있다"며 "처음 생각했던 충당금 규모보다 줄어들었다"고도 설명했다.

◇ 힘든 시기 대비
충당금적립율 일제히 상향

은행들의 충당금적립비율도 일제히 올라갔다. 신한은행은 올해 2분기 175%까지 치솟았다. 구조조정 기업이 망해 대출금을 전부 떼인다고 해도 대출금보다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아놓은 덕에 오히려 돈이 남는다는 얘기다. 이는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을 뜻하기도 한다.

애초에도 상위권이었던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이번에 적립률을 더 높였다. 앞으로 추가로 진행될 대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하는 등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을 보여줬다. 반면 농협은행은 충당금적립율을 1분기 81.55%에서 93.88%로 높였지만 여전히 100%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주 채권은행의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결과에 따라 C등급과 D등급을 받은 대기업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 오는 3분기 충당금 적립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조선·해운 등 아직 끝나지 않은 이들 업종의 기업 구조조정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추가로 충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동안 충당금전입액은 들쑥날쑥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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