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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인데..코스피 2000선 넘을까?

  • 2013.09.09(월) 15:27

외국인 매수 힘입어 박스권 상단 돌파..`추가 강세` 기대
대외 불확실성 중순이후 부각 가능성..단기과열·추석연휴 부담

한국 증시의 발걸음이 가볍다. 9월 위기설 우려와 달리 코스피는 박스권 상단으로 여겨졌던 1900선 중반을 손쉽게 돌파했다. 특히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세가 든든한 동력이 됐다. 대외 악재에 대한 경고와 함께 단기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쉽게 거스를 수 없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1970선에 올라온 코스피가 내친 김에 2000선까지 넘볼 수 있을까. 주초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다만 고점을 높일수록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은 농후하다. 긴 추석 연휴를 앞둔 점도 부담이다.

 

◇ 외국인 매수, 거스를 수 없는 힘?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오늘(9일)까지 12일째 순매수 중이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순부터 지난주까지 외국인은 4조500억원 가까이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주 코스피는 지난 6월 급락장 이후 박스권 상단으로 설정된 1940선을 훌쩍 돌파했다. 1940선은 200일 이동평균선이 놓여져 있어 `기술적으로` 추가 상승 기대를 갖게한다.

 

외국인의 매수 뒤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논란 이후 이머징 시장이 차별화된 영향이 크다.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일부 이머징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지만 한국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며 외국인의 매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이 한국의 펀더멘털을 좋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여건 변화가 크지 않다면 코스피의 단기 상승추세를 신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2000선까지 추가 상승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국가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와 연초대비 지수 수익률(출처:대신증권)]

 

◇ 더 오를 이유 찾는 시장

 

시장에서도 더 오를 이유를 찾고 있다. 어느정도 설득력도 얻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는 미국 고용상황이 개선되긴 했지만 예상만큼 빠르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는 양적완화 축소 속도를 늦추거나 제한할 것이란 기대를 높이고 있다.

 

주초 예정된 중국 경제지표들이 중국 경제에 대한 걱정을 덜어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지난주 나온 8월 수출 역시 지난 7월 증가세와 전문가 예상치를 모두 웃돌았다. 이날 발표된 물가도 안정적으로 나왔고 주초 예정된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역시 전월대비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 증시 저평가에 대한 기대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은 선진국뿐 아니라 부실 신흥국들의 평균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절대적, 상대적으로 모두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 추석 연휴 부담..단기과열 우려도

 

그러나 시장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다면 한국 역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데다 실제 9월에 예정된 악재들 역시 많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단기 과열 우려를 제기하고 있고 외국인 외에 기관이나 개인 등 나머지 투자주체들은 차익실현에도 일부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주 오름세가 이어진다면 곧바로 다음주 추석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가격부담 속에서 맞이하는 연휴가 편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주중반부터는 시리아 관련 악재나 미국의 정부부채 한도 상향 협상, 독일 총선 등의 변수가 가시화될 예정이기도 하다.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시에는 신중한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더 오른다면 주식 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며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비중을 낮추고 에너지나 자본재 비중을 늘리라"고 권고했다. 우리투자증권도 단기상승에 따른 피로나 대외 변동성 요인, 추석 연휴를 앞둔 관망심리를 고려하면 전략적인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1960포인트 내외는 국내외 투자자 입장에서 모두 부담"이라며 "국내 투자자는 중가 하락 추세선에 대해, 해외 투자자는 직전 고점에 대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의 경우 8월에 새로운 상승 추세가 시작되면서 하락하더라도 에너지 응축 과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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