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中게임 굴기]②위협적 싼맛, 가상현실 '잰걸음'

  • 2016.08.08(월) 11:13

차이나조이, 차세대 기술 VR 비중있게 전시
가격 무기로 공격적 성장, 주도권 경쟁 벌여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차이나조이 2016'에서는 게임의 미래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주요 게임사 뿐만 아니라 각종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가상현실을 품은 미래형 즐길거리를 전시, 실감나고 색다른 재미로 관람객을 붙잡았다.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제품들을 대거 쏟아내 중국이 가상현실 분야만큼은 앞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 가상현실 체험 열기로 '후끈'

 

가상현실에 대한 높은 관심은 전시장 구성에서 엿볼 수 있었다. 행사장인 상하이신국제박람센터(SNIEC) 전시관은 지난해보다 3개 추가한 총 11개관(BTB 4개, BTC 7개)으로 구성했는데, 이 가운데 BTC 2개관을 가상현실 전용관으로 꾸몄다.

 

▲ 올해 차이나조이 전시관에서는 가상현실(VR)과 탈 것 등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즐길거리가 대거 전시돼 관심을 모았다.

 

이 곳에선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가상현실 기기업체 폭풍마경 뿐만 아니라 3Glasses와 ANTVR 등이 VR 게임 콘텐츠를 전시했다. 단순한 고글형의 HMD(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타입에서 놀이동산에서 볼 법한 탈 것을 함께 선보였다.

 

HMD 외에도 손으로 조정할 수 있는 조이스틱을 제공해 오감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가상현실 콘텐츠는 주로 총싸움게임(FPS)을 비롯해 자전거 타기, 낚시, 행글라이더 등 다양했다. 생생한 그래픽을 제공하는 탱크 운전 게임도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부스마다 가상현실 게임을 체험하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관람객들은 기존 온라인과 모바일, 콘솔 게임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즐거움에 흠뿍 빠져 있는 모습이었다. 가상현실 전용관은 다른 어느 전시관 보다 체험 열기로 뜨거웠다.

 

폭풍마경 등은 현장에서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도 했다. 일부 할인 제품을 중심으로 관람객들이 몰렸다. 가상현실 게임을 체험한 관람객들이 안내 원에게 이것저것 질문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 중국 가상현실 기기 제조사들이 관련 제품을 차이나조이 행사장에 쌓아놓고 직접 판매하기도 했다.

 

올해엔 세계적인 비디오게임 업체 소니를 비롯해 가상현실의 강자 오큘러스VR과 대만 HTC 등 글로벌 업체들도 가세해 마치 가상현실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가상현실 타이틀을 뽐내며 전시회 분위기를 압도했다면 올해에는 중국 진영의 도약이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제품을 들고 나와 시선을 모았다. 대표 업체인 폭풍마경은 신제품인 '폭풍마경4'를 199위안(한화 3만7000원)에 내놓기도 했다.

 

이 제품은 현재 국내 쇼핑몰에서 2만원 후반대로 구매할 수 있다. 오큘러스VR의 일반 소비자용 제품인 '오큘러스 리프트' 가격이 599달러(67만원)인 것을 비교하면 가격면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 진영의 제품 및 콘텐츠의 품질은 오큘러스나 소니 등 글로벌 강자들에 비해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는데다 워낙 저렴한 가격으로 관련 제품을 팔고 있어 거대한 내수가 힘을 받쳐 준다면 글로벌 선두 업체들을 위협할 만한 무서운 존재가 될 것으로 보였다.

 

▲ 올해 차이나조이에선 가상현실 분야에서 중국 게임사들이 크게 도약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중국 인터넷 공룡들, VR 주도권 경쟁

 

이미 중국 인터넷 산업의 간판 주자들이 시장 확대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바이두는 산하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iQIYI)'를 통해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전략을 발표했으며, 생태계 확대안도 내놓았다.

 

온라인 동영상시청 서비스인 바이두스핀은 작년말부터 가상현실 영상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텐센트는 오는 2018년까지 모바일용 가상현실 기기를 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알리바바 역시 전자상거래와 가상현실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유통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최근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VR유통 플랫폼인 바이플러스(Buy+)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외 폭풍마경 등은 가상현실 전용 콘텐츠 장터와 무선 콘트롤러 등을 출시하며 시장을 삼키기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은 콘텐츠 면에서 앞서고 있는 한국 게임사와 손잡고 가상현실을 키우려는 노력도 펼치고 있다. 올해 차이나조이에선 한국공동관에 국내 VR 게임 콘텐츠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기도 했다. 디이씨코리아와 비주얼다트, 엘케이컨버전스, 매니아마인드 등은 현장에서 중국 게임 제작사들과 협력을 맺고 가상현실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은 게임 산업의 고속 성장만큼이나 가상현실 분야도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가상현실 시장 규모는 내년에 100억위안(한화 1조6717억원)을 돌파, 오는 2020년까지 500억위안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용자 수도 내년에 500만명을 넘어 2020년에 3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임은 가상현실과 떼어놓을 수 없는 끈적한 관계다. 글로벌 게임 업계에선 가상현실을 확실한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 작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게임쇼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에선 가상현실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극명하게 제시했는데, MS와 소니 등 관련 업체가 전년(6개)보다 4배 이상 늘어난 27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비롯해 북미 게임사들이 가상현실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는 것은 지금의 게임 방식만으론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콘솔 비디오와 온라인 및 모바일게임 다음을 책임질 미래형 게임을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업체들의 의도가 엿보인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