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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KB금융, 반대주식 청구價로 놓고 본 타이밍

  • 2016.08.08(월) 15:38

[KB금융, 현대증권 상장폐지 ‘한 수’]
현대증권 주가 극도로 부진했던 6월 시세 반영…절묘한 타이밍
소액주주 불만 교환가보다도 싸…억제선 3만4800원으로 낮춰

오는 11월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완전자회사로 만들어 상장폐지키로 하면서 현대증권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던질 수 있는 가격에 새삼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교환가격보다도 낮다.

현대증권 인수가 결정된 이후 가장 저렴했던 시기의 시세가 반영된 때문이다. KB금융은 행사를 억제하기 위한 자사 주가의 마지노선을 낮출 수 있게 됐고, 그 가격은 3만4800원이다. 이래저래 주식교환에 나선 타이밍이 절묘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 주당 6637원에 녹아있는 ‘브렉시트’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금융과 현대증권의 주식 교환은 현대증권 주주에게만 주어진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대금 7700억원을 기준으로 한 조건부 교환이다. 이 금액을 초과하면 무산될 수 있다. KB금융의 경우 발행할 신주가 현 발행주식의 10%를 넘지 않는 소규모 주식교환 방식이라 주주들에게 청구권이 없다.
 
7700억원을 조건으로 하지만 교환의 성패를 결정할 만한 핵심 변수는 아니다. 현대증권 발행주식의 49%나 되기 때문이다. 다만 KB금융으로서는 성패를 떠나 청구권 행사를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자금 유출이 발생할 경우 순자본비율(NCR) 하락 등 현대증권의 재무건전성을 떨어뜨리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소지가 있어서다. 게다가 이를 위해 보다 유리한 판이 깔린 상태다.  

교환에 반대하는 현대증권 주주들에게 주어진 청구권 행사가는 주당 6637원이다. 이사회 결의(8월 2일) 전(前)날을 기준으로 이전 2개월, 1개월, 1주일 주가를 가중산술평균한 값이다.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시장가격 산출 방식으로 매겨졌다.

추이를 보면 2개월치(6472원) 값이 세 가격 중 가장 낮고, 1주일치(6834원) 보다는 5.6%(362원)가 싸다. 올들어 연중최고치(6월 8일 종가 2027.08)까지 상승했던 증시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6월 24일) 전후로 극도의 불안감을 보인 시기의 현대증권의 주식 시세가 반영된 데서 비롯된다. 

지난 4월만 해도 7000원을 웃돌던 현대증권 주가는 6월 27일에는 6150원까지 하락했다. 이 가격은 올 3월 31일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가장 싼 값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6월의 주가가 반영된 까닭에 행사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1개월, 1주일, 기준일 종가 주가를 가중산술평균한 값으로 매긴 교환가 6766원을 놓고 ‘헐값’이라며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지는 마당에 반대 청구권 행사가는 오히려 교환가보다 더 싸졌다.

 


◇ 자사주신탁 5000억원의 노림수

이에 따라 KB금융이 반대 청구권 행사를 억제하기 위한 자사 주가의 방어선 또한 낮아졌다. 주식 교환 이사회 결의 이전부터 현재까지 1만주를 보유 중인 현대증권 주주 사례로 따져보면, 교환을 앞두고 현 주식가치가 청구권 행사가를 밑돌거나 웃도는 2가지 상황으로 나눠 주주가 취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따져볼 수 있다.

우선 밑도는 경우 6637만원으로 현금화 할 수 있다. 다만 행사가 능사는 아니다. KB금융 신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하는데, 현대증권 1만주는 교환비율(1대 0.19주)에 따라 KB금융 신주 1907주로 전환된다. 즉 전환시 KB금융주가가 3만4800원 이상이면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신주 전환이 유리해 청구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낮다.

현 주식가치가 행사가를 웃도는 경우에는 신주 전환 보다 유리하면 시장에 내다 팔 것이고, 신주가치가 오히려 높으면 신주로 갈아탈 게 뻔하다. 이렇게 되면 청구권은 자동 소멸된다.

따라서 KB금융으로서는 현대증권 청구권 행사가 6637원의 5.24배인 3만4800원 이상으로만 주가가 형성되도록 힘쓰면 된다. 주가 부양을 위해 이사회 결의 다음날인 지난 3일 5000억원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이다. 현 발행주식의 3.7%(이사회 결의일 종가 3만5200원 기준)를 살 수 있는 규모다. 현재 주가는 3만6200원(5일 종가)으로 청구권 행사를 막기 위한 마지노선보다 4.0%(1400원)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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