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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아프리카]④韓 늦었지만 해볼만하다

  • 2013.09.10(화) 13:33

삼성전자·현대차 등 공략 활발..아프리카 소비력 직시
통신업 가장 유망해..진출 너무 늦어·여건 취약 지적도

아프리카 가나에서 현대차는 가장 유명한 브랜드다. 주문이 밀려 차가 부족해지는 상황도 종종 빚어진다. 처음부터 현대차가 잘 나간 것은 아니었다. 진입 초기에는 중국산 자동차와 동급 취급을 받으며 다들 구입을 꺼렸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현대'라는 발음이 현지어로 'Huuundie(한번 회전한 후 엔진이 부서진다는 뜻)'와 비슷해 오해를 사기도 했다.

 

현대차는 현지 수요를 분석해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지 개선에 나섰고 가나 시장에 가장 성공적으로 진출한 자동차 업체로 꼽히고 있다. 2009년 300대를 겨우 넘었던 가나의 현대차 수입 규모는 지난해 3배가 넘는 1140대에 육박했다.

 

◇ 韓 기업들도 아프리카의 맛을 봤다

 

한국 기업들도 아프리카에서 검은 진주를 캐기 위해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대표 가전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린다. 한국 건설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해 22개국에 100곳이 넘는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지난 3월 가스공사는 모잠비크 수도의 도시가스 공급시설을 착공하고 현지 천연가스 지분도 확보하는 등 인프라 수주와 자원확보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007~2012년까지 한국의 아프리카 해외직접투자 규모의 연평균 성장률은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앞선 두 나라가 아프리카 국가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아프리카 외 국가로서는 가장 빠른 속도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셈이다.

 

◇ 주머니 두둑해지는 아프리카 소비층

 

아프리카는 9억이 넘는 소비자를 가진 시장이다. 절대 숫자도 만만치 않지만, 이들의 구매력은 점점 막강해지고 있다. 유엔(UN)에 따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2년에서 2008년 사이 두 배로 뛰었고 올해까지 다시 두배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육아용품 같은 소비재 수요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프리카 소비자의 특징 중 하나는 카드를 안쓴다는 것. 신용카드 시장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처럼 현금 위주로 소비하게 되면 개인채무를 덜 지게 된다.

 

이를 반영하듯, 과거엔 자원확보에 집중했던 대 아프리카 투자가 이제는 제조업은 물론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도 늘고 있다. 즉 외국인 직접투자의 총 투자건수에서 지하자원 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고 금융업이나 비즈니스 서비스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과거 중국에서처럼 신발, 섬유, 봉제 등 이미 한국에서 사양화된 산업이 아프리카에서는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아프리카에 공장을 세우면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프리카 경제에 기여하면서 오히려 원조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특성도 잘 살려야한다. 

 

앤드류 브라운 이머징캐피털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아프리카를 이해하려면 하나의 주체로 봐선 안된다"며 "다양한 지역에 다양한 기회들이 널려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통신업 최대 유망분야로 부상 주목

 

특히 아프리카에서 가장 무섭게 성장 중인 산업은 통신업이다. 아프리카 각국 정부들 역시 정보통신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영에 따르면 아프리카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통신시장으로 조사됐다.  2002~2007년 사이 아프리카의 통신산업 성장률은 49.3%를 기록하며 27.4%인 아시아의 두 배에 달했다.

 

현재 인구가 10억명에 달하고 가장 젊은 인구로 구성된 것을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은 더욱 크다.  아프리카의 25세 미만의 인구 구성률은 60%에 달하는데 선진국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치타세대'로 불리는 아프리카의 젊은 층은 인터넷과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다. 1998년 당시 아프리카의 핸드폰 사용자는 4만명이 채 못됐지만 지금은 500만명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막대한 시장에서 기회를 먼저 잡은 곳은 인도였다. 인도의 통신업체인 바르티 에어텔은 아프리카 지역의 모바일 운용을 위해 10억달러를 과감히 투자했고 지난 2010~2011년 회계연도에 130억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스탠더드뱅크 연구소는 "아프리카 휴대전화 가입자가 내후년에는 8억명에 달할 것"이라며 "모바일 뱅킹 분야 역시 세계 선두그룹에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내 업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늦은 감 있다..틈새시장 공략해야

 

한국의 아프리카 진출이 과거보다 활발해진 것은 맞지만 최근에서야 시동이 걸리면서 너무 늦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한국무역투자진행공사(코트라)는 대외적으로 강대국들의 투자나 원조규모를 따라잡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 아프리카 교역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비중의 2%에 불과했고 나이지리아와 남아공 등 주요국에만 집중돼 있다.

 

다만 아프리카가 수출주도형 성장을 이룬 한국을 동경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경험이나 기술을 활용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코트라는 조언했다. 또 정부 정책 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진출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정부와 아프리카 경제와의 통상협력은 미미한 실정이다. 투자보장협정이 체결된 곳은 8개국 정도이고 이중과세방지협정이 체결된 곳은 남아공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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