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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물량 줄여 가계부채 잡는다

  • 2016.08.25(목) 14:35

"금융대책으로 한계" 주택공급 관리 새롭게 포함
규제 강도는 낮춰..."경착륙 우려, 추이 지켜볼 것"

정부가 주택공급 조절과 집단대출 관리에 초점을 맞춘 가계부채 대책을 내놨다. 지난해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을 내놓은 뒤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그동안 대출 심사 강화 등 주로 금융권에 국한한 대책을 내놨다면, 이번엔 새롭게 주택 물량 조절 방안을 포함했다. 다만 규제의 강도는 낮췄다. 강도가 셀 경우 주택시장과 경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2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가계부채 대책에 주택 공급 억제책 포함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25일 이런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관계 부처들은 지난 한 달간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이번 방안을 마련하고,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했다.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놨지만,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다.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했던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증가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집단대출이나 2금융권 대출은 오히려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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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정부는 이례적으로 가계부채 대책에 주택 공급 억제책을 포함했다. 택지매입과 인·허가, 착공 및 분양, 준공 및 입주 과정으로 이뤄지는 주택공급 전 과정에 대해 대응책을 마련했다.

◇ 공공택지 물량 감축…PF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



우선 토지주택공사(LH) 공공택지 물량을 줄인다. 분양시장 영향이 큰 수도권·분양주택용지를 중심으로 물량을 조절한다. 올해 물량은 지난해의 58% 수준으로 감축하고, 내년에도 추가 감축을 검토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공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보증 심사와 요건도 강화한다. 보증 신청 시점을 사업계획 승인 이후에 하도록 하고, 소유권을 확보할 수 없는 토지가 포함된 경우 수용·매도 확정 후 보증 신청을 하도록 한다. 과잉 주택공급을 막기 위해 분양보증 예비심사 제도도 도입한다.

금융권은 PF 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이 실태조사를 해 이를 관리 감독하기로 했다.

인허가 단계에선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주택정책협의회를 열어 속도 조절에 나선다. 분양 단계에선 미분양 관리지역을 현행 20곳에서 확대하고, HUG의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 집단대출 차주 소득자료 확보 의무화

이번 대책엔 그동안 사실상 방치해왔던 집단대출을 규제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기존에는 주택금융공사와 HUG에서 중도금 보증을 2건씩(1인당 총 4건) 받을 수 있었는데 이를 총 2건으로 제한한다.

집단대출 보증은 '보증기관 100% 보증'에서 '90% 부분 보증'으로 축소한다. 은행의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집단대출 차주에 대한 소득자료 확보도 의무화한다. 이밖에 잔금대출 질적 구조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고정금리·분할상환으로 전환할 경우 금리 우대를 해주는 상품을 공급한다.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이 차주의 소득과 직장 등을 파악하는 것은 여신 관리의 기본"이라며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분 보증을 시행하면 은행 스스로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집단대출을) 무분별하게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만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 카드는 일단 접었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본 뒤 필요할 때 단계적인 방향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LTV·DTI 강화 제외 "규모 줄이려다 경제 부담"


은행 주택담보대출 이외 기타 가계대출 관리 방안도 내놨다. 상호금융권의 경우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고 분할상환을 유도한다. 비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한도 기준을 현행 50∼80%에서 40∼70%로 강화하고, 가산항목 및 수준을 축소한다.

전세대출은 대출 기간에 원금의 10% 이상 상환할 것을 약정하면 보증기관의 전세보증료율을 낮춰주는 상품을 내놓는다. 신용대출은 총체적 상환부담 평가시스템(DSR)을 통해 건전화를 유도한다.

이번 대책에선 LTV·DTI 규제 강화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정부는 "가계부채 리스크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억제나 총량 규제 등 규모만 줄이는 대책은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주택 시장 공급을 줄이는 강력한 규제로 꼽히는 '분양권 전매 제한'도 이번 방안에서 제외했다.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지나치게 수요를 억제하면 미분양 급증이나 단기적 수급 불균형 심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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