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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이 '포켓몬고'처럼 AR·VR로 성공하려면…

  • 2016.08.26(금) 15:54

문화창조아카데미, 'VR·AR 인사이트' 행사 열어
'VR 개척자' 스콧 피셔 교수, 션 니콜스 블리파 日지사장 등 강연

"한국 기업이 AR·VR산업에서 성공하려면 사람들에게 새로운 행동을 하게끔 유도하세요."

세계적 AR 마케팅 기업인 '블리파'(Blippar)의 션 니콜스 일본 지사장은 2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문화창조아카데미가 서울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개최한 'VR·AR 인사이트'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과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은 시장을 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 스타트업 블리파는 AR 기술을 활용해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앱을 서비스하면서 175개국 사용자 5000만명을 확보, 5000개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는 기업이다.

 

▲ 증강현실(AR) 환경을 표현한 장면이다. [사진=김동훈 기자]

 

니콜스 지사장은 "최근 AR 게임 '포켓몬 고'가 인기를 끈 이유는 사람들이 이미 알던 콘텐츠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서였다"면서 "이처럼 AR이나 VR로 성공하려면 매일 쓸 수 있는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해 사람들의 새로운 행동방식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의 경우 새로운 행동방식을 만들어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설득할 수 없으면 곤란하므로 사람들을 눈길을 끌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이 있어야 한다"며 "어떤 콘텐츠를 사람들이 원하는지, 오늘만 쓰고 내일 안 쓰는 게 아니라 매일 소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VR과 AR에서 가장 많이 활용될 수 있고 실제로 많이 소비되고 있는 콘텐츠로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가 꼽혔다.

 

AR과 VR 산업 전망은 어떨까.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스콧 피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인터랙티브미디어학과장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는 가장 많이 사용될 수 있는 콘텐츠"라며 "이와 관련 해상도를 더욱 고도화하고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VR 개척자'로 불리는 피셔 교수는 1980년대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주도한  VR연구에서 초기 기술개발을 맡았고, 1990년대 초반에는 일본 게이오대에서 AR의 기초가 되는 연구를 진행하는 등 AR과 VR 분야의 거두다.

 

▲ 26일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VR·AR 인사이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션 니콜스 블리파 일본 지사장(왼쪽)과 스콧 피셔 서던캘리포니아 인터랙티브미디어 학과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문화창조아카데미]

 

피셔 교수는 "VR은 개발된지 30년이나 지났지만 콘텐츠는 아직 많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영화가 지난 100년간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발전한 것을 VR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VR에서 스토리텔링은 기존의 방식과는 크게 다르다는 설명이다.

 

피셔 교수는 "영화는 스크립트를 원고를 쓰면 스토리텔링이 되지만, 가상현실에서는 캐릭터마다 스토리를 만들거나 내가 캐릭터가 된 상태 등 매우 다양한 환경을 사용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요구된다"고 했다.

 

AR·VR 기기는 점점 가벼워지고 해상도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콘택트렌즈형 VR 기기와 레이저를 눈에 쏴서 이미지를 보는 방식도 연구하고 있다"며 "가볍고 고해상도인 기기가 계속 연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R과 VR은 융합현실(MR·Mixed Reality)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피셔 교수는 "MR은 가상의 물질을 현실에서 만지는 느낌을 제공하는 것인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그램 기술을 예로 들 수 있다"며 "MR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MR은 소프트웨어는 개발된 상태이지만, 이를 지원하는 기기가 없다고 한다.

AR와 VR 산업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포켓몬 고 게임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고,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이런 기술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장담할 수 없다. 수년 전 3D TV가 주목받았으나, 사그라들었다.

 

니콜스 부사장과 피셔 교수는 "포켓몬 고를 하다가 사고가 난 건 실제 세상도 볼 수 있는 AR 때문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게임이었기 때문이고, TV나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도 너무 가까이하면 건강이 나빠진다"며 "AR과 VR은 의료 행위를 돕거나 갈 수 없는 곳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의 필요한 분야로 진화할 수 있다"고 했다.

 

니콜스 부사장은 "그래도 AR과 VR의 그래프가 내려갈 때를 대비해 현재 8살 수준의 인공지능(AI)을 18살, 40살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머신러닝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하면 이런 형태의 쇼핑을 할 수 있다.[사진=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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