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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 회장 ‘위기 돌파’ 승부수는

  • 2013.05.03(금) 11:44

‘조선’ 중심 재편 불가피…계열 매각, 업황 턴어라운드 관건

‘샐러리맨의 신화’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발판은 그룹의 양대축 중 하나인 ‘조선’이다. STX팬오션과 건설, 에너지 등은 분리하고 조선, 기계 등은 살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험로’를 걷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동성 부족이 위험수위인 데다 무엇보다 업황 턴어라운드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계열 '헤쳐 모여' 예고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STX조선해양 8개 채권단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STX그룹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중이다. 지난달 2일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신청에 따른 것으로 이달 말까지 실사를 마무리 짓고 내달 초까지 STX그룹과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STX그룹의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사실상 공중분해 수준의 자구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적용됐던 방식으로 회생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 상황에 따라 매각을 하거나 자율협약,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약정) 등을 선택해 자금 지원을 하면서 그룹 오너를 축출하지 않고 계속 경영 일선을 맡기는 것이다.


대우건설 및 대한통운 인수의 후폭풍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의 난’까지 발발하며 2009년 12월에 가서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금호석화는 채권단이 2010년 2월 형제간 분리경영을 결정한지 1개월만에 박찬구 회장이 경영에 복귀, 정상화 작업에 탄력을 받아 지난해 말 마침내 자율협약에서 벗어났다. 금호타이어에 대한 경영권을 보장받았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지난해 6월 그룹 전체의 실질적인 오너십과 경영권을 되찾았다.


따라서 채권단은 강덕수 회장의 경우에도 경영권을 계속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개연성이 많다. 강 회장은 STX조선해양 관련 소유지분을 채권단에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권단은 강 회장에게 경영권을 보장해 줌으로써 핵심 계열사를 정상화하는 역할을 맡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 회장이 STX조선해양만 자율협약을 신청한 것도 이 같은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강 회장은 포스텍을 통해 STX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강 회장은 포스텍 지분 69.4%를 소유하고 있고, 강 회장과 포스텍은 사실상 지주회사인 STX 지분 각각 10.6%, 20.2%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STX는 STX조선해양 지분 30.6%를 가진 최대주주다.


◇유동성 위험의 여진


강 회장이 조선 부문을 기반으로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기 까지는 넘어야 할 파고가 높다. 우선 실질적 지주회사인 STX을 정점으로 STX조선해양-STX중공업-STX엔진으로 연결되는 조선 사업부문의 유동성 해소가 관건이다. STX그룹은 주력사업인 조선·해운의 업황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수익·현금창출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게다가 조선부문 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면서 차입금 부담이 크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실질적 지주회사인 STX는 3월말 현재 총차입금이 1조7640억원(별도기준)에 달한다. 이중 회사채 5000억원 등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성차입금이 1조4700억원을 웃돈다. 차입금에 대한 유동성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STX의 총차입금은 2조3000억원으로 최고 호황기였던 2008년말에 비해 2조원 증가한 상태다. 단기성 차입금이 1조9000원인데 반해 현금성 자산은 1000억원 내외다. 올 상반기 6770억원의 유동성사채의 만기가 집중된 가운데 채권단의 6000억원 지원 결정으로 유동성 문제의 해결의 실마리는 찾는 듯 했지만 조선·기계 부문의 유동성 위험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STX중공업은 지난달 23일 306억원의 대출원리금을 연체했다. STX중공업은 8440억원의 차입금 중 85%가 단기성차입금인데 반해 현금성자산은 390억원에 불과하다. STX엔진도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각각 380억원, 410억원 대출원리금 연체가 발생했다.


돈 되는 것은 웬만하면 다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STX조선해양의 해외 계열사 STX프랑스, STX핀란드 등의 매각 가능성이 얘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STX다롄조선소는 중국 다롄시 정부 등과 협상하고 있다. STX팬오션은 산업은행에 매각을 진행중이다. STX에너지는 강 회장이 일본 오릭스에 대해 STX에너지에 대한 주식매수권(콜옵션)을 행사해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은 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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