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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아프리카]⑤절망 딛고 부르는 희망가

  • 2013.09.11(수) 09:38

내전·분쟁·독재로 얼룩진 역사..민주주의 개화중
정부부패·절대빈곤 해결해 선순환구조 만들어야

지난 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를 횡단하는 르포기사를 냈다. 이코노미스트 기자는 아프리카의 수많은 국경과 다리를 통과하는 가운데 단 한번도 뇌물을 요구 받은 적이 없고 여행 과정에서 생명의 위협이나 불편함을 느끼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칼부림과 총성이 끊이지 않았던 아프리카는 확연히 변하고 있다. 맥킨지는 최근 아프리카의 두드러진 경제 회복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정치와 경제 시스템이 안정된 것을 꼽았다.
 
◇ 식민지와 독재로 얼룩..곳곳서 갈등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개 1960년대 식민지에서 독립했다. 독립 과정에서 식민지 때 그어진 경계선은 어물쩡 국경이 됐다. 억지로 그어진 국경은 동일한 선 안에 놓인 종족 간의 갈등을 부추겼고 내전과 분쟁으로 이어지면서 극심한 혼란을 초래했다.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갈등으로 피로 얼룩진 르완다 사태는 대표적인 예다. 르완다 내전으로 수백명의 르완다 국민이 사망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지금도 내전을 겪고 있다.
 
독립 후 수십년간 독재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곳도 많았다. 짐바브웨 대통령인 로버트 무가베는 33년째 장기집권한 것으로 유명하고 올해 5년의 새로운 임기가 시작됐다. 토고와 가봉도 40년 가까이 독재가 이어지고 있다.
 
아랍의 봄이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되며 이집트나 튀니지 등에서도 민주화 바람이 불었지만 민주주의 정착은 여전히 쉽지는 않은 모습이다. 세계은행의 기업하기 좋은 국가 순위에서 하위 국가 3분의 1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가운데서도 올해 주목받고 있는 곳이 바로 동아프리카다. 이 지역은 지난해 5.7% 성장했고 올해 역시 6%대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달린다. 동아프리카 국가의 각종 정치 변수와 분쟁 위험이 불거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지난 3월 열린 케냐 총선은 비교적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부정선거 의혹의 잡음도 있었지만 2007년 악몽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지난 2007년 케냐는 대선을 치룬 후 부족간 다툼이 격화되면서 1200명의 사망하는 상처를 안고 있다. 다만 올해 대선에서 승리한 우후루 케냐타 부총리는 2007년 당시 유혈사태에 연루돼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된 상태다. 콩고 내전도 진행형이다. 또 수단과 남수단간 석유수익을 둘러싼 분쟁이 우려되고 있다.
 
◇ 절망 딛고 부르는 희망의 찬가
 
하지만 아프리카에도 민주주의의 꽃이 서서히 개화하기 시작한다. 1980년대 말 나미비아가 첫 민주주의 선거를 실시했고 이후 민주화 정착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사하라 이남 지역의 경우 2010~2012년 중반 사이 29개 나라에서 46건의 대선과 총선 등이 실시됐다. 지난 3월 프랑스의 개입으로 내전 상태에서 벗어난 말리가 대선을 치렀고 토고, 카메룬, 기니 등도 선거가 열렸다.
 
이처럼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아프리카 국가들은 빠른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풍부한 자원 개발이나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정치적인 요인들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원이 풍부하거나 발전 잠재력이 높은 저개발 국가들은 정치 안정이 곧 경제발전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치 리스크 완화에 힘입어 최근 들어서는 눈부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청렴도 지수. 노란색일수록 청렴도가 높고 붉은색으로 갈수록 부패 지수 높음. 흰색은 데이터 없음]
 
◇ 여전히 높은 부패지수..절대 빈곤층 여전
 
아프리카의 부패도 아직은 심각하다. 국제투명성기구의 2012년 국가 청렴도 지수(CPI)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의 청렴도 순위는 174개 국가 가운데 대부분 100위권 밖에 머물렀다. 탄자니아가 102위, 우간다 130위, 케냐 139위, 부룬디 165위로 브룬디가 가장 심각했다. 부패도를 측정하는데는 공직자의 뇌물수수나 권력남용, 밀실거래 등이 포함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는 과거 식민지 시대에서의 해방운동을 부활시켜야 한다"며 "이번에는 식민지 국가로부터의 해방이 아닌 시민의 하인인 공무원들로부터의 해방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여전히 절대빈곤층이 두텁고 내수 진작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유엔아프리카경제위원회(UNECA)는 이들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빈곤을 줄이는 데는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10년간 동아프리카 지역 경제는 연평균 6% 성장했지만 절대 빈곤층은 오히려 늘어났다.
 
빈곤이 줄었지만 여전히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고 빈부격차 또한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가 세계의 제조공장인데 비해 아프리카는 여전히 땅에서 광물을 파고 농작물을 길러 수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들을 껴안을 수 있는 내수 진작이 필요하다. 또 지속가능성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저축과 투자가 요구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는 자신들이 일궈낸 성과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더 빠른 진보를 위한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노동력의 증가와 이로 인해 늘어나는 저축을 경제발전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낭비한다면 아프리카 경제는 성장을 통해 부유해지기도 전에 늙어버릴 것이라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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