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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이제는 ‘바이오’다

  • 2016.09.07(수) 18:04

LG생명과학 흡수 합병 검토중
바이오분야 확대+팜한농과 시너지

LG화학과 LG생명과학이 다시 한 몸이 될 전망이다. 그룹 차원에선 그 동안 성과가 미미했던 LG생명과학을 자금여력이 있고 사업 규모가 큰 LG화학에 맡김으로써 성장 밑바탕으로 삼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LG화학 입장에선 올 초 인수한 팜한농과 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LG생명과학 흡수합병 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지분 매입방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게 LG화학 입장이다.

 

이 같은 결정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의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성장산업인 바이오 분야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우량 계열사인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이끌어야 한다는 판단인 것으로 해석된다.

 

 

◇ LG화학, ‘바이오 시대’ 미래 먹거리 준비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올 초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2030년까지 식량자원 수요가 35% 늘어날 것”이라며 “해당분야 솔루션 사업을 집중 육성해 영속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 기반을 다져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팜한농(옛 동부팜한농) 인수다. 국내 농약사업 강자인 팜한농은 농약 및 비료사업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LG화학은 팜한농 인수로 바이오 사업군을 추가하며 글로벌 화학사로의 도약을 노린다. 실제 듀폰(Dupont)과 바스프(BASF) 등 글로벌 화학사들은 농약 원제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작물보호를 비롯한 바이오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LG화학 역시 식량과 제약 등 바이오사업이 필요하다.

 

경쟁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바이오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상당한 비용과 함께 연구개발(R&D)에 대한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선 팜한농 인수 당시, 그룹 내 제약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LG생명과학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제약 분야에서도 신물질 개발이 가능해서다.

 

 

LG생명과학은 오랜 기간 R&D에 치중하고 있다. 제네릭(복제약) 등 당장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실질적인 성과는 미미한 상태다. 실적 변동성도 크고 인력 유출 등에 대한 고민도 있다. LG 경영진이 안정된 현금 유동성과 사업 규모를 갖춘 LG화학에게 생명과학을 맡기려는 이유다.

 

시장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생명과학 합병이 성사되면 LG화학 입장에선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하고 현금 비중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LG생명과학은 재무상태 개선을 통해 신약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기차 배터리 주춤.. 새 돌파구 될까

 

올 상반기 기준 LG화학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조7176억원, 매출채권도 3조198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실적 성장을 지속하며 분기마다 6000억원 가량의 현금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이유로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해도 재무적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LG화학은 최근 저유가 효과를 누리며 주력인 기초소재사업 실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나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중국과 중동 지역에서 원가경쟁력과 대규모 생산설비를 앞세워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탓에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아서다. 이에 기술력을 앞세운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여 석유화학 범용제품 공급과잉 현상에 대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기초소재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난 몇 년간 중대형배터리 사업을 집중 육성했으며 최근 들어 바이오 사업을 새로 추가했다.

 

특히 LG화학은 선제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선두업체로 꼽히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공격적인 수주에 성공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전기차배터리 사업성과는 기대이하다. 당초 올해부터 이 사업에서의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장벽 등으로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지난 2분기 전지사업에선 312억원의 적자를 떠안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생명과학 합병 검토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분위기 전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이 주춤한 가운데 이를 극복할 돌파구를 찾기도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LG생명과학 인수가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바이오 사업을 새롭게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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