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KRX 이사장 인선 `두 달 전 데자뷰`

  • 2013.09.11(수) 17:02

후보 압축 후 내정說..또 관치 논란
이사장 선임 끝나도 논란 지속 우려

우여곡절 끝에 한국거래소(KRX) 이사장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다. 이사장 공백 후 두 달여 만이다.

 

거래소는 오는 13일 면접을 앞두고 기존 후보 11명 가운데 5명의 후보를 선택했고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이 중 3명의 후보를 올려 투표를 할 예정이다.

 

이변도 있었다.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던 증권업계 인사가 탈락한 것이다.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임기영 전 대우증권 사장이 나란히 낙마했다. 이들은 거래소 이사장 공모 초기에 각축을 벌일 후보로 지목됐지만 일각에서 `우려했던 부분`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장을 지낸 우기종 씨 역시 고배를 마셨다. 앞선 후보들과 달리 증권업 쪽에 크게 밝지 않은 것인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기존 유력 후보에 속했던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은 최종 후보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과 함께 이철환 전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과 우영호 전 거래소 파생상품시장 본부장 등 거래소 출신도 이름을 올렸다. 장범식 숭실대 교수는 민간출신이지만 거래소에서 직책을 역임하는 등 거래소와 인연이 없지 않다.

 

이들 후보의 압축 직후부터 다시 내정설이 흘러나오는 등 거래소 이사장 인선은 또다시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최경수 전 사장이 이미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최경수 전 사장은 현대증권을 이끈 동시에 재경경제부에서 국장까지 지낸 관료 출신이다. 공공기관이면서 주주는 민간인 거래소의 특성 상 민관을 두루 아울러야 하는 만큼 양 쪽에 모두 발을 담근 경력을 높이 산 것이다.

 

그러나 저축은행 부실 인수 의혹 등으로 현대증권 노조는 물론 거래소 노조로부터 강한 반대에 직면한 점은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다.

 

또다른 유력후보로 떠오른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역시 14년간 한양증권을 이끌어 온 전문성을 인정받으면서도 그의 후보 발탁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처럼 후보 압축 직후부터 내정설이 언급되자 두 달 전 거래소 이사장 후보 인선 중단을 불러왔던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크다. 이를 의식한 듯 거래소는 관련법령에 따라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며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두 달 전 목격한 것과 흡사하다.

 

또 관치 논란과 함께 증권업계 전문인 출신이 대거 배제되면서 거래소 이사장의 실무적인 자질 면에서 논란도 나올 수 있다.  

 

13일 후보가 또한번 추려지고 주총까지 2주도 채 남지 않았지만 남은 기간동안에도 거래소 이사장 인선과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이사장은 누군가로 결정나겠지만 이미 거래소가 안고 있는 산적한 과제에 더해 논란 끝에 겨우 봉합된 인사라는 꼬리표까지 얻게 될까 우려된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