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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올리고 올렸는데' 한전 적자 또 못면하나

  • 2013.07.19(금) 09:30

6년째 손실 낸 한전, 올해도 적자 불가피할 듯
7차례 전기요금 인상 불구 적자..민간 발전소는 이익 급증

지속적인 전기요금 인상으로 6년만에 순이익 흑자전환이 예상됐던 한국전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6월 원전비리가 터지면서 원전 3기가 추가 정지되면서 발전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도 흑자전환이 어렵다는 분석이 증권가를 통해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투자증권은 올 2분기 한국전력 매출이 11조43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조39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2분기 영업손실(2조1337억원)보다 크게 줄었지만, 흑자전환을 예상한 시장은 당혹스러하고 있다.

올 2분기 평균 전기요금은 작년 이맘때보다 9.1% 올랐다. 작년 8월 4.9%, 올해 1월 4% 씩 인상됐다. 전기요금이 1% 오르면 한국전력 영업이익은 5000억원 증가한다. 9.1% 올랐으니 올해 영업이익은 4조5500억원이 늘어나는 것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한국전력 전망은 밝았다. 증권사들은 한국전력이 20007년 이후 6년만에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 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그 근거는 두 차례에 걸쳐 인상된 전기요금이었다. 올해 무난히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길 것 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1분기 실적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실망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한국전력은 올 1분기 영업이익 6578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은 2418억원에서 대폭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시장 기대치 1조2000억원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사고도 터졌다. 지난 5월 원전비리 사고가 터지면서 원전 3기가 중단, 발전비용이 증가했다. 중단된 원전이 늘면서, 4~5월 LNG 발전량(2만2367GWh)이 원전 발전량보다 4.7% 많아졌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순이익 흑자전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 전기요금 매년 인상하고도 매년 적자..왜

한국전력이 지난 6년간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마다, 값싼 전기요금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제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기요금 때문에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본다는 논리였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가 물가 안정화 정책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이후 전기요금은 총 7차례 인상됐다. 2008년 11월(4.5%), 2009년 7월(3.9%), 2010년 8월(3.5%), 2011년 9월(4.9%)과 12월(4.5%), 2012년 8월(4.9%), 2013년 1월(4%) 등 매년 전기요금을 올렸다.

매년 전기요금을 인상해도 한국전력의 적자를 메우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었다. 올해 초 대선이 끝나고 기습적으로 전기요금이 인상된 뒤에야 올해 흑자전망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어느 정도 전기요금이 정상화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또 전기 요금 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기치 못한 원전사태가 원인이지만, 한국전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전기요금 카드만 쓰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단적인 예가 민간 발전소다. 한국전력이 6년간 적자를 기록하는 동안 한국전력에 전기를 파는 민간 발전회사는 큰 이익을 얻어왔다. SK E&S는 2008년 498억원에 머물던 영업이익이 2012년 6252억원으로 급증했다. 포스코에너지는 2008년 617억원에서 작년 2731억원으로, GS EPS는 2008년 642억원에서  2012년 1141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각각 증가했다. 한국전력이 발전사들이 생산한 전력을 구매해 소비자들에게 팔고 있는데, 전력난이 발생하면 민자발전사에서 비싼 가격에 전기를 사오고 있는 '기형적 구조' 때문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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