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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 꽂힌 케미칼]①새로운 기회, 팽창하는 시장

  • 2016.09.20(화) 15:37

글로벌 화학사들 '바이오기업'으로 속속 변신
'레드=제약, 그린=식량, 화이트=산업'으로 분화
인구고령화·자원고갈·환경오염 등 해결 필요성 대두

글로벌 화학사들이 석유가 아닌 바이오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주력 사업 재편은 물론 대규모 M&A를 통해 바이오와 화학이 융합된 거대기업의 탄생도 머지않았다. 국내 화학사들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로 짜여지고 있는 바이오산업의 구도를 들여다보고 글로벌 화학사들이 찾고 있는 새 성장동력을 통해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편집자]

 

화학 산업의 경계가 사라진 지 오래다. 원유를 활용해 기초소재 제품을 만드는 석유화학에서부터 유기 및 무기화학, 가공소재 부품은 물론 제약과 작물보호 종자, 에너지·환경 소재 등도 화학 산업에 포함된다.


글로벌 화학사들 역시 분야의 벽을 허물며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바이오사업에 관심이 크다. 실제 2010년대 들어서 글로벌 톱50 화학사 중 제약기업 비중은 약 30% 수준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제약(레드바이오)은 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분야 중 하나다.

 

바이오산업은 인구 고령화와 빈곤 인구의 증가, 석유자원 고갈 및 환경오염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꼽힌다. 그런 만큼 성장 가능성도 크다. 글로벌 화학사들이 바이오산업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선택한 이유다.

 

 

◇ 바이오기술 융합해 신산업 창출

 

바이오산업은 바이오기술(특정 부품이나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 살아있는 유기체 및 생물 시스템을 이용)을 중심으로 신기술과 융합해 창출된 산업이다.

 

이로 인해 바이오산업은 다양한 분야로 나뉜다. 레드바이오(의료·제약)와 그린바이오(농업·식품), 화이트바이오(산업) 등이 대표적이다.

 

붉은 혈액을 상징해 의료 및 제약분야 바이오사업을 총칭하는 레드바이오는 건강유지 및 수명연장을 가능케 하고, 맞춤형 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약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100조원이며 2020년까지 연평균 5%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 1400조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제약의 경우, 화학적 합성으로 만든 합성 의약품의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바이오 의약품 비중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향후 레드바이오 사업은 사후 치료에서 사전 예방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린바이오는 최근 글로벌 화학사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전 세계적으로 빈곤인구는 증가추세인 반면 경작면적은 줄면서 식량자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그린바이오중 농업 분야는 작물보호와 종자, 비료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 가운데 바이오기술이 주로 적용되는 분야는 작물보호와 종자다. 흔히 농약으로 알려진 작물보호제의 2014년 기준 시장규모는 567억달러이며 미생물을 이용해 만들어진 바이오농약 시장은 약 20억달러로 추산된다. 화학성분 기반 농약 입지가 약해지면서 바이오농약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종자 중 대표적인 바이오제품인 GM(유전자 변형)작물 시장은 약 210억달러 수준(2014년 기준)이다. GM기술은 미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중 하나다.

 

산업 분야를 총칭하는 화이트바이오는 환경 및 에너지 연료 분야가 대표적이다. 시장규모는 약 1230억달러 수준이다.(2014년 기준) 이들 제품은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과 경쟁관계에 있어 최근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경쟁력이 다소 약화된 상태다. 하지만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관심이 요구되는 분야다.

 

◇ 글로벌 기업, 이미 움직였다

 

바이오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 바이오기술이 기반 기술로서 역할을 하며 다른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제품 및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서다.

 

유기돈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바이오기술 자체가 발전하는 과정이었고, 앞으로는 바이오가 다른 학문과 결합해 기술이 개발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 바이오기술이 적용되면서 다양한 신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바이오산업에 뛰어들며 신사업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바이오 제약사 뿐 아니라 덱스콤을 비롯한 유전자 분석기업, Foundation medicine 등 바이오 서비스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며 등장했다. 구글과 IBM, 애플 등 IT기업도 바이오산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화학사들이 바이오산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기존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과 기술을 바이오산업에 접목해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 상당 기간 고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의 듀폰(Dupont)과 다우케미칼(Dow Chemical)의 합병, 독일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바이오사업 역량 확보에 집중하며 화학사에서 바이오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 하다. 스타트업 중 하나이던 BGI는 2013년 글로벌 염기서열 분석 회사인 ‘Complete Genomics'를 인수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중이다. 중국 대형 화학사중 하나인 켐차이나는 세계 최대 농약 및 GMO 기업 중 하나인 신젠타(Syngenta)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에선 중국의 경작지 감소와 인구 증가 등을 감안하면 바이오 농업 기술 확보가 필요, 향후 글로벌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선 LG화학이 올 초 팜한농(옛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며 그린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고, 최근 그룹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을 소규모합병 방식으로 인수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레드바이오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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