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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입니다" CJ대한통운 몸낮춘 까닭

  • 2016.09.20(화) 17:59

전자상거래업체 '라자다'와 협력
동남아 6개국 사업기반 확대

20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에 있는 CJ인재개발원. 박근태(62) 사장과 이재진 부사장, 박용석 부사장 등 CJ대한통운 임원들이 노란 구레나룻을 기른 30대 후반의 독일인과 함께 기자간담회가 예정된 홀에 들어섰다.

 

박 사장은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를 선도하는 기업인 라자다그룹과 물류사업을 함께 할 수 있어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자신을 낮췄다.

라자다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서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회사다. CJ대한통운은 이날 라자다에서 판매하는 한국상품의 배송을 전담하는 국제특송 계약을 맺었다. CJ대한통운이 예상하는 특송물량은 내년까지 100억원. CJ대한통운의 연간 매출액(약 5조원)에 견주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지만 CJ대한통운이 기자간담회를 열며 공을 들인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날 박 사장이 안내한 인물은 라자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맥시밀리언 비트너 대표다. 1978년생으로 쿠팡의 김범석 대표와 동갑이다. 김 대표가 쿠팡맨을 통한 로켓배송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가져왔듯 맥시밀리언 대표도 배송 후 현금결제, 무료반품 등 동남아 현지에 적합한 사업모델로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했다.

맥시밀리언 대표는 2012년 3월 동남아 각국에 우리로 치면 11번가와 쿠팡을 결합한 쇼핑몰을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여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선 '동남아의 아마존'로 알려져있지만 라자다는 아마존과 비교를 꺼린다. 자신들은 아마존이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라자다는 현재 10개의 물류센터(fulfillment center)와 80곳의 배송거점(distribution hub), 2000대의 배송차량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라자다에서 이뤄진 연간 거래액은 13억달러(약1조4500억원)로 우리로 치면 CJ오쇼핑의 온라인몰 전체 거래액(지난해 1조2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6개국 걸쳐 5억6000만명이라는 잠재소비자가 있다보니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는 지난 4월 10억달러를 들여 라자다의 지분을 인수했다.

CJ대한통운은 라자다를 통해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물량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얼마전에는 말레이시아 2위 물류업체인 센추리 로지스틱스를 인수해 사업기반을 더욱 강화했다.

라자다측도 이에 화답했다. 맥시밀리언 대표는 "CJ대한통운은 라자다의 가장 이상적인 물류기업"이라며 "더 적극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장 라자다 크로스보더 최고운영책임자도 "이번 계약은 장기적인 파트너십의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자상거래시장은 지난해 983조원에서 오는 2019년에는 2617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27.7%에 달한다.

 

▲ CJ대한통운은 20일 동남아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자다그룹과 국제특송 전담계약을 맺었다.  이날 서울 중구 필동로 CJ인재원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왼쪽)과 맥시밀리언 비트너 라자다그룹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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