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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 꽂힌 케미칼]②합종연횡 활발..'몬스터'의 출현

  • 2016.09.21(수) 16:32

'바이엘+몬산토' '다우+듀폰' 시너지 극대화
글로벌 화학업계 빠르게 재편 '과점화' 우려도

글로벌 화학사들이 석유가 아닌 바이오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주력 사업 재편은 물론 대규모 M&A를 통해 바이오와 화학이 융합된 거대기업의 탄생도 머지 않았다. 국내 화학사들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로 짜여지고 있는 바이오산업의 구도를 들여다보고 글로벌 화학사들이 찾고 있는 새 성장동력을 통해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편집자]

 

최근 글로벌 화학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지난해 미국 다우케미칼과 듀폰이 종자 및 농약사업 시너지를 기대하며 합병하기로 했고, 최근 독일의 바이엘(Bayer)이 미국 농·생명 기업인 몬산토(Monsanto)를 인수하기로 합의하며 연이어 거대 공룡기업 탄생이 예고된 상태다.

 

이처럼 글로벌 화학사들이 바이오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최근 저유가 장기화 및 글로벌 경기침체, 중동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석유제품 생산설비가 급증하며 기존 주력인 석유화학사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바이오사업은 악화된 수익성을 해결하고,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단 점이 매력요인으로 꼽힌다.

 

 

◇ 식량 산업을 노린다

 

지난해 말, 다우케미칼과 듀폰은 주식교환을 통해 합병하기로 결의하며 공룡기업 탄생을 알렸다. 21일 화학관련 전문 정보제공 업체 ICIS에 따르면 전 세계 화학기업 경영실적 기준(2015년) 다우케미칼은 4위, 듀폰은 9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4위와 9위가 만나면서 1위인 바스프(BASF)를 뛰어넘는 거대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화학기업인 이들이 합병을 선택한 것은 종자와 농약 등 그린바이오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듀폰과 다우케미칼은 모두 농약 원제 사업을 펼치고 있었으며, 글로벌 화학사로서 쌓은 역량을 통해 GM(유전자 변형) 기술이 핵심인 종자사업을 키울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는 양사의 합병 배경이 됐다.

 

역시 종자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바이엘은 세계 최대 종자기업인 몬산토를 타깃으로 삼았다. 몬산토는 글로벌 GM 종자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최강자다. 또 유전형질과 농업용 기상, 수확량과 토양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영농을 지원하는 클라이밋 코퍼레이션(Climate Corporation)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바이엘은 자신들이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농작물 보호제품 분야에 몬산토의 사업 영역을 더해 농업·화학 시장에서 선제적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를 현실화했다.

 

 

바이엘은 몬산토를 주당 현금 128달러, 총 660억달러(약 73조6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내년 말까지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바이엘은 몬산토 인수로 통합 3년 이후부터는 매출 확대 및 비용절감 시너지 효과를 통해 매년 약 15억달러(약 1조6800억원)의 현금창출(EBITDA)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바이엘 측은 “이번 합의로 종자 과학 부문에 획기적인 진일보가 가능하게 됐고, 글로벌 혁신형 생명공학기업으로서 선도주자 위치를 강화했다”며 “양사 통합이 마무리된 첫해는 주당순이익이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향상되고, 3년째에는 두 자릿수 증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자·유전형질, 디지털 농업 및 농작물 보호 등 관련 분야에서 향상된 솔루션을 통해 농업 종사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가 통합되면 연간 25억유로(약 3조1100억원)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해 혁신을 촉진하고, 디지털 농업을 적용해 최적의 제품을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 혼돈에 빠진 글로벌 화학업계

 

종자 및 농작물 보호제품 등 식량산업 분야 특성상, 바이엘-몬산토 합병이 마무리되려면 각국의 승인 등 넘어야할 장애물이 많다. 실제 다우와 듀폰의 합병도 유럽연합(EU)의 정밀 조사 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에선 바이엘과 몬산토 합병 역시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EU 등 30여개 지역 승인이 필요한 가운데 농업 경쟁당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실제 합병에는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빠른 시일내 통합은 어렵지만 양사가 인수에 합의한 만큼 글로벌 화학업계는 혼돈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농업·화학 산업이 3대 회사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지난해 말 합병하기로 결정한 다우와 듀폰, 올 초 글로벌 종자 및 GMO 기업 신젠타(Syngenta)를 430억달러(약 48조1800억원)에 인수한 중국의 켐차이나, 몬산토 인수에 합의한 바이엘이다. 당초 바이엘이 작물 보호제 사업을 매각해 바이오사업을 축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70조원이 훌쩍 넘는 금액으로 몬산토 인수를 결정하면서 이 시장에서 메이저 기업의 과점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세계 1위 화학사인 바스프(BASF)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바스프는 2014년 기준 글로벌 작물 보호제 시장 점유율 13%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종자 분야는 약하다. 새로 재편된 3대 농화학 기업이 종자 시장을 주도하면서 작물 보호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면 바스프 입장에선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 농업화학 산업이 메이저 업체 중심의 과점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특히 메이저 3대 업체가 종자 및 작물보호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면 바스프는 작물보호제 시장에서 지위가 흔들릴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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