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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의 진화]②이젠 '글로벌'이다

  • 2016.09.22(목) 07:00

글로벌업체 매출 비중 높이기 적극
친환경·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박차

현대모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부품을 담당하던 계열사에서 이제는 세계적인 자동차 종합 부품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모비스의 성장은 현대·기아차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해왔다. 특히 '품질'을 강조하는 정몽구 회장의 지론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그룹 내 위상은 점점 더 높아져왔다. 아울러 지배구조 이슈의 핵심에 위치하면서 현대모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에는 현대·기아차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수익구조 창출에 나서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리없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성장 과정과 향후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현대모비스의 목표는 분명하다. '글로벌'이다. 현대·기아차와 함께 성장했지만 이제는 이별을 준비할 때다. 완전한 이별은 아니다. 태생적으로 그럴 수는 없다. 서서히 조금씩 자신만의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언제까지 현대·기아차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이런 생각이 그룹 내에서 동의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가 아닌, 글로벌 부품 업체로의 도약에 대한 필요성을 그룹에서도 절감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덴소와 같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현대모비스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 조건은 갖췄다


일본 자동차 연구기관 '포인(FOURIN)'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작년 매출액은 318억4500만달러였다. 이는 작년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매출액 기준으로 4위에 해당한다. 1위는 독일의 보쉬로 461억달러였고 2위가 일본의 덴소(371억달러), 3위는 독일의 콘티넨탈(320억달러)이었다.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업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현대·기아차 덕분이다. 현대·기아차가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던 시기 현대모비스도 동반 진출했다.

▲ 현대모비스 체코공장 라인 모습.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와 동반으로 해외에 진출해 그동안 서포터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 기지 근처에는 반드시 현대모비스의 생산 기지가 위치해있다. 처음에는 시너지를 위해서였다. 가까운 거리에서 부품을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이었다. 현대·기아차의 현지 물량을 '서포트'하는 역할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이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현대·기아차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 요인 중 하나인 '현지화'도 현대모비스의 서포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현대·기아차와의 동반 진출을 계기로 현대모비스는 해외에 생산기지는 물론 연구소까지 갖출 수 있었다. 기술 개발과 양산을 동시에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서서히 성장했다. 현대·기아차처럼 전면에 나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핵심인 '품질'을 담보해내면서 내공을 쌓았다. 현대·기아차의 우산 아래서 조용히, 강하게 성장한 셈이다.

◇ 홀로서기에 나서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현대모비스의 매출도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를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현대차그룹의 수직 계열화 전략은 현대모비스에게는 양날의 검과도 같았다. 현대·기아차에 실적이 연동될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약 70%에 달한다. 이를 줄이고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매출을 올리는 것이 현대모비스의 지상과제다. 만일 실패한다면 현대모비스가 꿈꾸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로의 도약은 한동안 어려울 수 있다.

▲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0년까지 현대·기아차가 아닌 글로벌 업체들로부터의 매출을 현재의 10%에서 2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전력투구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이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업체로 나설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사실 그동안 현대모비스는 전면적으로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수주에 나서지 못했다. 현대·기아차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그룹에서도 현대모비스의 독자적인 성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젠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며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와 같은 계열사들은 자체적인 기술력과 영업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각자의 분야에서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그룹 전체에 이득이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현재 매출액의 약 10%가량을 차지하는 글로벌 업체 매출을 오는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최근들어 현대모비스가 활발하게 여타 업체들의 부품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결과 현대모비스는 현재 미국은 물론 유럽, 일본, 중국 업체들에게 모듈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 남은 것은 기술

현대모비스가 진정한 글로벌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이다. 외형적으로는 글로벌 4위 업체의 위상을 갖췄지만 독일의 보쉬나 일본의 덴소보다 현대모비스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도 기술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성장으로 양산차에 대한 기술력은 상당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술 등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이슈인 친환경차와 자율 주행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미래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은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이런 노력은 최근들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최근 국내 자동차 부품사 최초로 정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 허가를 취득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자율주행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자율주행기술은 전체 기술 레벨 4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운전자가 손과 발을 자유롭게 두면서 고속도로 주행과 같은 특정한 상황에서는 주행 상황을 주시하지 않아도 되는 기술이다.

▲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인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서산주행시험장에 자율주행기술 검증을 위한 자체 시험로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ADAS, V2X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Fake City(도시 모사 시험로)가 구현된다. 또 무선 통신망을 활용해 도로 교통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V2X인프라에 연동된 ITS(지능형 교통시스템)서비스도 테스트한다.

친환경차 기술 개발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총 3단계로 이뤄진 친환경차 핵심 부품 개발 단계중 최종 단계에까지 올라와 있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의 친환경 브랜드 '아이오닉' 시리즈에도 현대모비스의 친환경 설계 기술이 60% 가량 반영됐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와의 협업을 통해 친환경차 핵심 기술을 독자 개발해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차 확대에 대비해 충주에 친환경차 핵심부품 전용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곳에 33만평 부지에를 확보하고 연산 32만대의 모터라인과 35만대의 전력제어기 라인을 구축했다. 이 밖에도 구동모터, 하이브리드 전력제어기와 배터리시스템, 수소연료전지차용 발전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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