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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분양 봇물]③찬이슬 내리면 금세 겨울인데

  • 2016.09.26(월) 15:49

재건축·대단지·미분양·지방
분양시장 관전포인트 '키워드 4'

가을 분양시장에 아파트 봇물이 터졌다. 정부가 가계부채대책을 통해 공급과잉 우려 시그널을 내놨지만 건설사들은 대단지 아파트 밀어내기에 나서고 있다. 주택 공급 조절 방안은 오히려 불붙은 분양시장에 불쏘시개가 됐다. 부동산 온기가 연말까지는 이어진다는 전망이 퍼지고 있지만 그 이후에 대한 불안감 역시 커지고 있다. 지금의 호조가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량이 쏟아지는 분양시장 안팎을 조명해 본다.[편집자]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는 내달에만 10만가구에 육박한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10월 물량으로는 16년 만에 최대 규모다. 분양시장에는 물량은 쏟아지지만 불확실한 주택경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더 깐깐해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쏟아내는 분양 물량과 수요층의 세심한 옥석가리기는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국토교통부 집계에서 전국 미분양은 6만3127가구로 이미 올 들어 최대치다. 분양시장은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면 자칫 급체에 걸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공급과잉 우려 속 올 가을 분양시장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① '강남 재건축' 열기 지속 여부

 

▲ 지난 23일 문을 연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5차 재건축 '아크로리버뷰' 모델하우스 안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사진: 대림산업)

 

서울 강남권 재건축 새 아파트는 분양시장에 군불을 때는 아궁이나 마찬가지다. 희소성을 무기로 강남 진입을 희망하는 고소득자 수요층의 청약을 끌어들이고 있어 흥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기서 냉각 기류가 조금이라도 감지될 경우 시장 전반이 일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올 가을 나올 재건축은 서초구 반포지구(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5차)',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한신18차ㆍ24차)', 방배동 '방배아트자이(방배3구역)'가 있다. 준강남권으로 꼽히는 강동구에서는 '고덕 그라시움'(고덕주공2단지)이 선보인다.

 

분양가격과 일반분양 소화속도가 관건인데, 일단 고분양가는 누그러드는 분위기다. 추석 전만해도 3.3㎡당 분양가 5000만원을 내다봤던 아크로리버뷰는 3.3㎡당 4194만원으로 낮춰 잡아 가장 먼저 분양에 나섰다. 내달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도 비슷한 수준, 방배아트자이는 3.3㎡당 3800만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분양만 2010가구인 고덕 그라시움은 분양가를 3.3㎡당 2350만원선으로 예정하고 있다.

 

② 매머드 분양 단지 성적은

 

분양 물량 단위가 2000가구 넘는 초대형 단지의 흥행여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단지는 일반적으로 청약시장에서 인기가 높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칫 미분양 부담을 질 우려가 큰 사업이다. 한 지역에 미분양이 쌓이면 청약 참여심리는 악화되고, 이는 이후 다른 단지 분양계획에 차질을 주기도 한다.

 

특히 수도권에는 대형 분양이 쏠리는 곳이 적잖다. 대표적인 게 경기도 안산이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이 각각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4030가구)과 '그랑시티자이'(3728가구)를 공급한다. 의왕 역시 비슷하다.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2840가구가 선보이는데 인근 삼동, 포일동에서도 각각 1068가구, 1784가구 대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수원, 용인 등도 1000가구 이상 단지 분양이 많은 곳이다.

 

③ 미분양 관리 지역 어디 될까?

 

 

대한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내달부터 미분양 관리지역을 공표할 계획인데 어느 지역이 대상이 될 지도 관심이다. 미분양관리지역은 종전 HUG 지역별(지점) 심사 외에 본점 심사를 거쳐야 분양보증 승인을 내주는 곳이다. 대상으로 선정되면 '공급과잉 우려 지역'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셈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말 기준 미분양 물량은 광역지자체 중 경기도가 1만7243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경남(9737가구) ▲충남(8644가구) ▲경북(6198가구) ▲충북(4428가구) ▲인천(3724가구) 순이다. 시군구 가운데서도 수도권 소재지가 앞 순위에 올라있다. 용인이 5010가구로 가장 많고 평택(3134가구)이 3위, 안성(1773가구)이 6위다.

 

다만 관리지역 선정은 주택 미분양 물량만으로 정해지진 않는다. HUG는 인허가·청약경쟁률 등을 반영해 대상 지역을 가려낼 예정이다. 종전 수도권 미분양 관리 지역은 인천 중구, 경기 평택·고양·남양주·시흥·안성·광주 등 7곳(7월 기준)이었다.

 

④따로 노는 지방은?

 

올 들어 완전히 제각각인 지방 분양시장 흐름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이다. 지방 분양시장은 5대 광역시 중 부산만 열기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단지 중 청약 경쟁률 상위 1~4위가 모두 여기서 나왔다. 지난 8일 청약을 받은 동래구 '명륜자이'가 1순위 평균 523대 1을 기록했고, 앞서 분양한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가 450대1, '대연자이'가 330대1, '거제센트럴자이'가 327대1 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구의 경험을 보면 이 같은 호황이 얼마나 더 갈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대구는 작년까지 2~3년간 청약 호조와 집값 상승이 있었지만 올해는 분양 및 분양권 거래시장 침체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과 광주도 1~2년 간 높았던 청약 경쟁률이 올들어 떨어지며 미분양이 점차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정부가 전면적으로 주택 수요를 위축시킬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것은 이미 냉기가 돌고 있는 일부 지방 분양시장이 더 급속도로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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