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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톱전략' 애플의 고민은…

  • 2013.09.12(목) 14:09

수익성·브랜드력 하락 우려

애플이 단일 신제품 판매전략에서 다기종 판매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수익률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신제품 발표회를 열면서 신형 아이폰 2개 모델을 동시에 선보였다.  프리미엄 모델 '아이폰5S'와 이보다 가격을 낮춘 저가형 '5C'를 동시에 내놓은 것은 단일 모델만 취급하던 기존 사업 전략을 다기종으로 선회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애플은 지난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선보일 때부터 오로지 고가폰 단일 제품만 고집해왔다. 

 

이같은 변화는 프리미엄 단일 기종만으로는 스마트폰 격전지로 떠오르는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하기 벅차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품 양산 방식의 수정 등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 수익률 저하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이폰5와 신형 모델들 사양.]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 iOS는 지난 2분기(4~6월) 세계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에서 13%에 그쳤다. 반면 구글 안드로이드 OS는 79%를 기록해 6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위기감을 느낀 애플은 기존 프리미엄 모델(5S)에 저가형(5C)을 새로 추가하고 색상도 각각 3개·5개로 다양화했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도 보급할 수 있도록 해당 지역 통신 환경에 맞는 모델들도 준비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과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가격대와 색상 등을 갖춰놓은 것이다. 질(質)과 양(量)을 동시에 잡기 위한 투톱 전략이다.

 

그동안 애플의 전략은 단순했다. 주력 모델 수를 하나로 제한하고 재고를 최대한 줄여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애플은 다른 제조사에서 볼 수 없는 경이로운 이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애플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은 31%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21.8%), LG전자(4.1%), 샤프(3%) 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신형 아이폰에서는 5S와 5C 두개 모델마다 각각 다수의 색상을 준비해야 하고 특정 지역에 맞는 통신 상황까지 지원해야 한다. 생산해야 할 제품 종류 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생산 기종 수가 증가하면 양산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줄어든다. 이는 앞으로 매출 성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애플 주가 추이]

 

애플이 사업 전략을 바꾼 것은 벼랑 끝에 몰린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만만치 않게 됐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은 오랫동안 고가 전략을 유지했으나 신흥 시장에서 이를 고수하는 것은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라며 "그렇다고 가격을 낮춰 보급형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수익성을 위협하고 애플이 만들어 놓은 브랜드력을 깎아먹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전일 대비 5.4% 하락한 467.71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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