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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실적악화에 CEO '추풍낙엽'

  • 2013.09.12(목) 14:18

GS건설 허명수, 삼성ENG 박기석, SK건설 최창원

최창원 SK건설 부회장이 지난 11일 부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GS건설의 허명수 사장과 해외사업총괄인 우상룡 대표이사가 자리를 내놓고 물러났다. 지난 달에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박기석 사장이 경질됐다.

 

공통점은 중동 화공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에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대형 건설사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다. 실적 악화가 건설사 수장들의 퇴진 배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 최창원 SK건설 부회장 용퇴.."더 큰 역할?"

 

SK건설은 지난 11일 오후 최창원 부회장(왼쪽 사진)이 사임하고 자신이 보유한 주식 일부를 사재 출연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SK건설의 근본적인 조직 체질개선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사회 의장과 부회장직을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과 SK가스의 부회장 겸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최 부회장은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3남이자 현재 재판 중이어서 자리를 비우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발단은 SK건설의 실적악화다. SK건설은 지난 1분기 253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분기에도 180억원의 적자를 냈다. 비상장사인 SK건설의 주가는 장외시장에서 올초 4만원에 육박했지만 1분기 실적 이후 곤두박질 쳐 2만2000원까지 내려갔다.

 

SK건설 측은 최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부회장은 CEO가 아닌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오히려 오너로서 지분을 내놓으면서 SK건설이 그룹과 묶여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케미칼-건설-가스 3사의 계열분리설에서 SK건설이 빠지거나 계열분리 자체가 힘이 빠지게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상황과도 연결시킨 관측이 나온다. 건설을 그룹 내로 편입시킨 최창원 부회장이 기존 3사가 아닌 그룹 전체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도..'메이저 건설사' 수장 수난

 

지난 6월 GS건설 허명수 사장(왼쪽 사진)과 우상룡 사장의 동반사임 배경 역시 해외실적 악화에 있다.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에서 드러난 영업손실 5000억원 규모의 '어닝 쇼크'에 주가가 폭락하고 분식회계 논란까지 일었다.

 

국가적 '캐시 카우'로 여겨지던 해외 화공 플랜트 건설사업에 적자 우려가 불거진 것도 이 때부터다. 건설업계 전반으로 사태가 번지면서 GS그룹 내부에서도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 부담이 커지자 두 사장이 물러난 것이다.

 

허 사장은 GS건설 최대주주인 허창수 GS 회장의 셋째 동생이자 주식 3.62%를 소유한 3대 주주여서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이어 GS건설은 조직개편을 통해 그동안 해외사업총괄·경영지원총괄·국내사업총괄 등 총 3명의 총괄체제에서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격인 임병용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단일 체제로 바꿨다.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경질된 직접적 이유는 안전사고였지만 저간에는 해외사업 실적 악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미 작년 말부터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받는 등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상태였다는 게 회사 안팎의 전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상반기 30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든 국내든 실적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어서 상당수 CEO들이 가시방석인 상황"이라며 "연말에 다시 한번 찬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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