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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의 경제학]②갤노트7은 약일까 독일까

  • 2016.09.28(수) 07:30

갤럭시노트7 리콜 마무리 단계..국내외 평가 긍정적
금전적 손실 불구 브랜드 방어..리콜에 대한 시각 변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에 대한 전면 리콜(Recall)을 실시하면서 향후 추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콜에 따른 부정적 영향과 긍정적 영향이 혼재하는 만큼 아직 삼성전자가 이번 리콜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그동안 국내기업들은 리콜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이를 꺼려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기업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리콜을 둘러싼 주요 사례, 전망 등을 짚어본다.[편집자]

 

 

몇년전만 해도 국내 기업들에게 리콜이라는 단어는 사실상 '금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제품 결함이 나타나도 가급적 문제가 생긴 제품들을 조용히 '처리'해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아직도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이같은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

 

리콜 실시로 인한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나 비용 확대 등이 가장 큰 이유다. 이같은 관점에서 이번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의 결과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해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플러스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인식전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 갤럭시노트7 리콜, 마무리 수순

 

삼성전자는 국내의 경우 지난 19일, 미국은 현지시간 21일부터 리콜을 시작했다. 고객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교환이나 환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리콜 대상은 국내 약 40만대, 미국은 100만대 가량이다.

 

삼성전자 리콜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의 경우 지난 21일 리콜을 시작하자 이틀만에 리콜 비율이 50%를 넘었다. 이달안에 대부분 제품이 교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는 해외보다 다소 더딘 상황이다. 지난 24일 기준 절반 정도인 20만명이 리콜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의 경우 리콜이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점을 감안, 당초 28일부터 재개 예정이었던 일반판매를 10월1일로 연기했다. 또 소비자들의 환불 요청 기간도 이달말까지 연장하고, 같은 이동통신사내에서 다른 회사 제품을 포함, 모델 변경도 가능하도록 했다. 또 교환고객들에게는 10월 통신요금에서 3만원을 차감하기로 했다.

 

갤럭시노트7에 대한 국내외 평가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화재가 발생한 8월말에서 전면리콜이 발표된 9월2일, 그리고 대규모 제품 교환까지 삼성전자의 대처가 매끄러웠다는 평가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최근 "비평가들은 틀렸다. 삼성은 갤럭시노트7 리콜을 잘 처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브랜드 신뢰 지켰을까

 

하지만 삼성전자는 당장 적지않은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리콜로 인해 대략 1조원 내외의 비용부담이 발생할 것이란 추정이 많다. 한달여간의 판매공백에 따른 실적감소도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당장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당초 8조원대에서 7조원대까지 낮아졌다. 4조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됐던 무선사업부 이익규모는 2조원대까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약 453억 달러로 추정된 삼성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상당부분 방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나 미국에서 갤럭시노트7 환불비율이 한자릿수 수준에 그쳤다는 점은 여전히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살아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마르셀로 클라우르 CEO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의)브랜드 가치는 장기적으로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6개월후면 사람들은 리콜이 있었는지도 기억 못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로선 10월 갤럭시노트7 판매가 재개된 이후 여전히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특히 아이폰7, V20 등 경쟁모델들도 모두 출시된 만큼 4분기 실적이 실적 반등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가 이번 대규모 리콜에서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면 이는 다른 대기업들에게 중요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 지금도 정부차원의 리콜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소극적으로 대처해온 것이 사실이다. 당장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비해 리콜에 따른 효과 등을 비교해 득실을 계산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한 민간 연구소 관계자는 "삼성전자 리콜이 잘 마무리되고,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경우 다른 기업들도 제품 결함 등의 사안이 발생했을때 보다 적극적인 대처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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