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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is 뭔들]①14년째 검색 왕좌…적수가 없다

  • 2016.10.05(수) 17:03

탄탄한 검색 기본기, 모바일광고 결실 맺어
쇼핑·동영상 동반 성장…2위와 격차 벌어져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14년째 지켜온 네이버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더욱 펄펄 날고 있다. 국내에선 온라인 광고 시장을 휩쓸고 있으며, 해외에선 메신저 '라인' 등 차세대 서비스로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최대 라이벌인 카카오(다음)와의 격차를 더욱 벌이면서 모바일 환경에서 더 강력한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알게 모르게 부쩍 성장해버린 네이버 서비스의 위상을 짚어보고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인터넷 검색포털 시장에 '영원한 강자'는 없었다. 야후코리아와 다음커뮤니케이션, 엠파스, SK컴즈(네이트) 등 쟁쟁한 강자들의 경쟁으로 관련 업계에선 "2~3년 주기로 1위 업체가 바뀐다"는 얘기가 정설로 통했다.

 

지속될 줄 알았던 검색포털의 군웅할거(群雄割據) 시대는 네이버 이후로 막을 내렸다. 네이버는 검색쿼리(검색어 입력횟수) 점유율 기준으로 지난 2003년 1위에 오른 이후 무려 14년째 왕좌를 지키고 있다. 70~75%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2위 카카오(다음)와의 격차를 벌이며 영향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사실상 적수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매출 15년만에 369배


네이버의 독주 현상은 모바일 시대에 더 뚜렷해지고 있다. 네이버의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가 경영 실적이다.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원에 육박한 9873억원에 달한다. 전년동기(7814억원)와 전분기(9373억원)에 비해 각각 26.3%, 5.3% 늘어난 수치다.

네이버는 지난 2014년 2분기(6978억원)부터 9분기 연속 '사상최대' 매출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올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분기 조단위 매출을 거두는 회사로 훌쩍 커버린 것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2조7585억원)보다 18% 증가한 3조2512억원이다. 사업 초기인 2000년 연간 매출이 88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15년만에 무려 369배로 불어난 것이다.

 

최근 성장 속도에 가속이 붙고 있는 것은 주력인 광고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어서다. 올 2분기 전체 매출에서 광고 매출(7229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달한다.

이 가운데 모바일 영역의 광고 매출은 올 2분기에 처음으로 PC 광고 매출을 앞서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PC보다 모바일에서 유입되는 클릭 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위세 떨치는 모바일 영향력


광고 사업의 근원적 힘은 검색포털의 기본기라 할 '검색'에서 뿜어져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네이버의 PC+모바일 쿼리(검색어 입력횟수) 시장 점유율은 지난 6월 74%를 기록하면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증권가에선 네이버의 영향력이 갈수록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네이버가 오는 2018년까지 국내 온라인광고 시장 점유율 62%를 차지하면서 과점 사업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는 탄탄한 검색 서비스를 기반으로 온라인 광고를 비롯해 쇼핑, 동영상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에선 거래액 기준(올해 연간 3조원 추정)으로 작년 모바일쇼핑 1위인 쿠팡을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동영상에선 국내 TV 방송 콘텐츠를 유일하게 제공하면서(TV캐스트) 급격히 성장, 1위 서비스인 구글 유튜브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메신저 '라인'으로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국민 메신저' 대접을 받을 정도로 성공했다. 지난해말 100% 자회사 캠프모바일에서 출시한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 역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라인의 성공 계보를 이을 차세대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 외 네이버가 10년간 연구해온 결과물로 탄생한 동영상 플랫폼 'V(브이)'가 해외서 인기를 모으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 노력이 하나둘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사업 초기부터 검색에 올인

지난 1999년 6월 삼성SDS 사내 밴처에서 독립한 네이버(당시 사명은 네이버컴주식회사)가 지금처럼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이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네이버가 현재의 위상을 가지게 된 것은 무엇보다 검색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꾸준히 공을 들였던 것이 컸다.


네이버는 사업 초기인 지난 2000년 7월에 게임포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면서 '검색과 게임' 두 개의 사업을 양대축으로 삼았다. 초기에는 게임포털 '한게임'의 매출이 검색을 앞질렀다. 이렇게 게임으로 벌어들인 돈을 검색 기술 고도화에 투입하면서 국내 인터넷 환경에 맞는 서비스로 한걸음씩 성장해 나갔다.


인터넷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뀐 이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네이버는 '라이브(LIVE)'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사업 방향을 내걸었는데 역시 핵심은 검색이었다. 모바일 시대에는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용자 요구를 상황적인 맥락까지 파악하고 정확한 정보를 찾아주겠다는 것이다.

 

검색 결과를 제시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쇼핑 등 다른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넘어오게 했다. 쇼핑 역시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 제공 뿐만 아니라 구매에서 결제에 이르기까지 끊김없는 경험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뒀다.

 

네이버는 최근 '프로젝트 블루'라는 미래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 서비스의 기반인 소프트웨어(SW)에서 벗어나 자동차 등 하드웨어에 검색을 이식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랩스란 연구소에서 추진한 프로젝트인데 이 또한 '전공'인 검색을 기반으로 한다.


검색을 우선으로 내걸고 있는 네이버의 사업 전략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맥쿼리증권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교·분석하면서 모바일 광고 매출의 성과 등을 근거로 "네이버는 성공했고 카카오의 다음은 실패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검색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 역시 주력 사업은 여전히 광고이나 검색 영향력은 이미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줄어들고 있다"라며 "몇년 전만 해도 세컨드 검색 엔진으로 다음을 많이 찾았으나 지금은 구글을 쓰는 이들이 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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