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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감찰 지시..채동욱, 즉각 사의표명

  • 2013.09.13(금) 15:13

사상 초유의 감찰지시 직후 사의 공식화
정치적 파장도 만만찮을 듯

혼외아들 의혹이 불거졌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채 총장의 사의는 이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채 총장 혼외아들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직후 이뤄졌다.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이 감찰 지시를 내린 것은 정부 수립후 초유의 일이다. 

 

채 총장은 조선일보가 혼외아들 의혹을 보도한뒤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며 정정보도 청구 소송, 유전자 검사 추진 등으로 정면대응해 왔지만 정권 차원의 압박에 결국 사의표명 카드로 마지막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채 총장 혼외아들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민감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채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구본선 대변인을 통해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사의를 공식화했다. 그는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가 밝힌 사퇴의 변은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아래 전문)란 제목으로 돼 있다.


채 총장은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 왔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해서는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혀둔다"며 "근거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앞서 황교안 법무장관은 이날 오전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감찰관을 통해 채 총장의 혼외아들에 대한 진상을 규명, 보고하도록 조치했다.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는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법무부는 "국가의 중요한 사정기관의 책임자에 관한 도덕성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검찰의 명예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더 이상 논란을 방치할 수 없다"며 "조속히 진상을 밝혀 논란을 종식시키고 검찰조직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감찰 배경을 밝혔다. 

채 총장의 사의 표명에는 감찰지시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가 있기 하루전까지도 채 총장은 혼외아들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유전자 검사를 조만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강경대응 기조를 유지해왔다.

채 총장은 지난 12일 "9일 조선일보에 정정보도를 청구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늘까지 정정보도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선일보를 상대로 법원에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었다. 아울러 "보다 신속한 의혹 해소를 위해 소송과는 별도로 조만간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채 통장이 대검찰청 대변인을 통해 밝힌 사퇴의 변은 다음과 같다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 왔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했으며 그 외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습니다.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직분을 수행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2013년 9월13일 검찰총장 채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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