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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 대신 장부 써주는 앱 대중화...컨설팅이 희망

  • 2016.10.12(수) 08:01

복잡하고 자주 바뀌는 세법 '차별화 상담' 가능해야
분야별 전문 세무사들 협업하면 종합컨설팅도 가능

#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2일 세무회계 특화 신문 택스워치 창간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영수증을 찍어 올리면 자동으로 장부를 정리해 주는 서비스가 인기입니다. 법인이나 사업자의 카드번호를 등록하고 스마트폰으로 영수증 사진을 찍어서 업로드만 하면 되는 편리함 때문에 이미 대다수 스타트업들이 이런 서비스로 회계장부를 작성(장부기장)하고 세무신고까지 간편하게 하고 있다는군요.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장부정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도 넘쳐납니다. 종전에 세무사사무소 직원들이 일일이 수기로 해야했던 작업들이 전산화, 자동화되고 있는 것이죠. 이런 현상은납세자에게는편리함을 제공해주지만, 세무사들에게는 위기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 안드로이드 앱마켓 검색 결과

가뜩이나 업계의 덤핑전략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기장업무는 자동입력 서비스까지등장하면서 점점 더 세무사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될겁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인공지능이 바둑으로 인간을 이길 정도의 세상이니까요.

그렇다면 세무사들은 어디서 대안을 찾아야 할까요. 업계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세무사들은 그 비결로 ‘컨설팅’을 꼽고 있습니다.
  세법은 해마다 꾸준히 바뀌고, 복잡하기 때문에 세무상담과 자문을 얼마나 잘 해주는가가 다른 세무사와 차별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죠.

사실 세무사는 누구보다 세무 컨설팅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사업자의 재무, 경영상태에 따라 조언과 문제 해결방법을 알려주는것이 모두 컨설팅의 영역인데, 세무사들이 기장을 대신해주고 세금신고서를 써주다보면 그 사업자의 재무상태나 경영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되거든요.

업계 매출 1위의 세무법인을 경영하고 있는 안수남 세무법인 다솔 대표세무사는 “기장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렵게 됐다”며 “세법에는 해석에 따른 판단의 여지가 많은데, 세무사들도 공부해서 논리를 개발하고, 납세자들이 제기하는 조세불복에 대해 자문과 컨설팅을 해줄 수 있어야 남들과 다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협업을 통해 해결하는 것도 대안으로 꼽힙니다. 세무사들이 학습을 하더라도 특정 분야에만 전문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요.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한 세무사들이 모여서 종합적인 컨설팅이 가능한 협업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세무사 소개 앱 중 유일하게 1만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은 ‘세두리’의 경우 위치기반으로 업종이나 분야별 전문성이 있는 세무사를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데요. 세두리 제작자인 엄윤 회계사 겸 세무사는 “분야별로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이 세무사의 경쟁력”이라고 말합니다.

세무사들의 이익집단인 한국세무사회도 세무사들의 컨설팅 능력 확보를 위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청년 세무사들에게 선배들이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강연을 기획해서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세무사들의 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세무연수원을 완전한 독립기구로 분리해서 새롭게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기구 독립과 함께 유능한 강사진 섭외 등 교육의 질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군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도 많은데요. 강연이 전국적으로 실시되기 어렵고, 선배들이 강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강단에서 실질적인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더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회적으로 컨설팅 서비스 자체에 대한 비용인식이 부족하다는 점도 걸림돌입니다. 엄윤 세무사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상담이나 자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데 여전히 인색하다”며 “낮은 가격에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앞으로 전자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들은 점점 더 세무사들의 손을 떠날 겁니다. 하지만 세법은 여전히 복잡하고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세무사들이 인공지능을 넘어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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