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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5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②

  • 2013.09.16(월) 10:43

긴축 나섰지만 전세계 부채 오히려 늘어
그림자금융 또다른 위기의 씨앗..수출주도 모델도 못버려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는 긴축을 외쳤다. 정부에서도, 시장에서도 디레버리징이 가속화됐다. 위기의 근원으로 지목된 부채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를 놓고보면 5년 뒤 의외로 부채가 줄지 못했다. 오히려 부채가 꾸준히 늘어난 정부과 민간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파생상품과 리스크 관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샤트야지트 다스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엄청난 공공부채 증가가 민간과 가계 부채감소 효과를 상쇄해버렸다고 분석했다. 이머징 국가에서도 위기이전보다 부채가 더 늘었다는 판단이다.

 

더이코노미스트 역시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등이 줄었지만 학자금 대출이나 공공부문의 부채는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달리 영국이나 일본 등 여타 선진국들은 부채가 오히려 늘었다. 일본의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50%에 달한다. 영국은 예산 감축과 민간투자가 회복을 가져왔지만 주택가격 상승 등 과거 거품을 일으켰던 요인들이 그 뒤에 있었다.

 

이머징은 좀 더 심각하다. 중국만해도 위기 이후 견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막대한 부양에 따른 신용 증가가 뒤따랐고 규제의 눈을 피한 그림자금융이 제2의 서브프라임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찰린 추 피치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신용 활황이 지속되는 한 최후의 심판일은 지연될 것"이라며 "최근 1년간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20%가량 늘어났고 중국이 신용문제와 크게 상관없다고 보는 것은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및 민간 부채 비중 추이(출처:WSJ)

전 세계 그림자금융은 위기 이전보다 훨씬 더 활발해졌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전 세계 그림자 금융이 2008년 59조달러에서 67조달러까지 확대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은행들이 규제 밖의 신용으로 범위를 확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이머징 국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큰 타격을 받았다. 고금리를 찾아 급격한 자금이탈이 위기를 초래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유동성이 넘쳐나는 사이 체질개선보다는 부채차입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샤트야지스 다스는 최근 글로벌 무역불균형 감소나 자본 흐름이 줄어든 것은 개혁 때문이 아니라 낮은 성장률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독일과 일본, 중국 등 이머징과 선진국 할 것 없이 여전히 수출과 대규모 경상흑자에 의존하는 경제 모델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비슷한 지적을 했다. 중국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이 수출에 여전히 기대면서 개혁의지는 옅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장은 반등이 나올지라도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힘들 수 있는 지적이다.

 

최근 제조업과 수출 지표 호전과 달리 중국의 올해 상반기 도시 가구소득은 연초대비 6.5% 감소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9.7%나 줄었다. 향후 수출에서 소비로 신성장 동력을 변화시키려는 중국의 개혁 과정이 별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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