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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 서경배 아모레 회장의 추석선물

  • 2013.09.17(화) 10:15

민정씨에 작년 에뛰드·이니스프리 지분 전량증여
최근엔 등기임원에 이름올려…경영 직접관여 속내

서경배(50)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에뛰드 등 2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맏딸 민정(23)씨에게 지난해 두 계열사 지분을 전량 증여한 데 이어 아예 경영을 직접 챙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속도내는 대물림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17일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최근 계열사 에뛰드와 이니스프리의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됐다. 10개 계열사 중 서 회장이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곳이 현재 대표이사로 있는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사업주력사 아모레퍼시픽 두 곳 뿐인 점에 비춰보면 극히 이례적인 행보다.

통상 오너가 등기임원으로 등재하는 것은 책임경영 차원으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서 회장의 경우 후계승계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의 포석을 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이보다 앞서 두 계열사의 지분소유구조에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1년 말까지만 해도 지주회사의 에뛰드와 이니스프리 소유지분 외의 것은 서 회장이 가지고 있었다. 서 회장은 이 지분을 지난해 민정씨에게 전량 증여했다. 이에 따라 민정씨는 현재 두 계열사 지분 각각 19.5%, 18.2%를 소유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 회장이 등기임원을 맡겠다고 한 것은 딸을 위해 허투루할 수 없는 계열사인 만큼 자신이 직접 회사경영에 발벗고 나서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불어나는 맏딸 재산

거슬러 올라가면 서 회장이 민정씨에게 그룹을 대(代)물림하기 위해 기반 고르기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민정씨가 훗날 안정적인 지배기반을 갖추려면 충분한 지분승계가 이뤄져야 한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 민정씨의 재산을 꾸준히 불려주는 모습이다.

서 회장은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막내딸 신윤경씨와의 사이에 두 딸 민정·호정(18)씨를 두고 있는데 민정씨는 현재 지주회사 우선주 지분도 26.5%(24만1271주) 소유하고 있다. 2006년말 민정씨 나이 16살 때 서 회장이 증여해줬기 때문이다. 이 주식가치는 현재 1330억원(16일 종가 55만3000원 기준)에 달한다. 민정씨는 이외에도 농심홀딩스 0.3%(1만2070주·9억원)도 가지고 있다.

에뛰드와 이니스프리 또한 재산증식 수단으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브랜드숍인 두 계열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돈을 쓸어담고 있어서다. 민정씨가 주주가 된 뒤 각각 11억원, 9억원 등 벌써 20억원을 배당수익을 챙겼을 만큼 기업가치가 우량하다. 

◇승계 디딤돌로 손색없는 브랜드숍

에뛰드의 최근 5년간 실적을 보면 2008년 775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연평균 38.1%의 신장율로 지난해 281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39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 또한 234억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4년간 영업이익률이 8%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2009년 11월 설립된 이니스프리의 성장세는 더욱 폭발적이다. 세워진 지 4년이 채 안됐지만 2010년 829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2290억원에 달했다. 6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363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이 15.8%에 달한다.

벌어들이는 게 많다 보니 외부에서 돈을 빌리려고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 두 계열사의 차입금은 단 한푼도 없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2012년말 기준)이 각각 54.1%, 62.8%에 불과할 만큼 재무건전성은 우량하다. 곳간에 쌓아둔 현금성자산만해도 195억원, 471억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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