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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에서 아침을

  • 2016.10.28(금) 10:45

[페북사람들]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부산은 팔색조 같은 도시다.
동네마다 저마다의 매력이 숨어있다.


해운대에선 오히려 외국인이 더 많이 눈에 띈다.
국제도시에 걸맞게 잘 정돈되어 있다.


딸과 함께 10년 만에 부산을 찾은 오은희 씨는
너무 많이 변한 부산이 아쉽다고 한다.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 아쉬워요.
예전 해운대 모습은 온데간데 없는 듯해요."


청사포는 작은 어촌이다.
같은 부산이지만 시간여행을 온 느낌이다.

몇 년 전부터 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여전히 작은 어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청사포에선 난류와 한류가 만난다.
그래서 물고기가 많고 물고기 맛도 좋다.
덕분에 방파제엔 늘 낚시꾼들이 붐빈다.


청사포는 마을버스 종점이기도 하다.
작은 포구에 등대가 나란히 서 있다.
마을버스에서 내리면 등대가 가장 먼저 반긴다.


청사포는 아침이 가장 좋다.
붐비지 않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정겨운 어촌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5년째 디아트 카페서 일하고 있는 변정화 점장은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청사포를 몰랐다고 한다.

늘 분주한 시내에서 청사포로 출근할 때면
매일매일 여행하는 느낌이라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호선 씨는
아침 창가로 비치는 햇살이 참 좋다고 한다.


특별하진 않지만 일상의 행복이 묻어난다.



옛 동해남부선의 폐선과 함께
청사포에선 철길을 따라 산책을 할 수도 있다.

파도소리와 바닷바람과 함께하는 산책은
그 어디에서도 맛 볼수 없는 선물 같다.


20살 동갑내기 김승덕 씨와 김민경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루 쉬고 청사포를 찾았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왔다는 김승덕 씨는
서울에서 느낀 압박감에서 벗어나
행복하다고 한다.


"서울에선 어둡기만 했던 제 미래가 달라졌어요.
이곳에서 마음의 여유와 자신감을 되찾았어요.
이젠 밝은 생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울긋불긋 단풍이 채색하는 이 가을
세련된 부산에서 다이나믹한 여행도 좋지만

또 다른 부산의 작은 어촌 청사포에서
여유로운 아침을 맞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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