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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의장 퍼즐]①자넷 옐런이 정답일까

  • 2013.09.17(화) 16:05

서머스 물러난 후 1순위로 부상
가장 적임자 평가 불구, 정치적 함수 복잡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직을 내려놨다. 애초에 공식 후보 발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기정사실`을 뒤집은 것만큼 파급효과는 막강했다. 대표적인 매파로 인식된 서머스의 결정에 시장은 환호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차기 의장 1순위로 자넷 옐런 연준 부의장이 부상하고 있다.

 

 과연 옐런이 최종 정답일까. 서머스 때만큼 시장이 확신에 차 있진 않다. 과연 최선의 선택인지를 두고 여전히 설왕설래다. 다른 후보들도 하마평에 속속 오르고 있다.

 

◇ 옐런, 후보 1순위..오바마 마음 속 '오리무중'

 

지난 6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의회 의원들과 비공개 회의에서 서머스와 옐런,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 정도를 연준 의장 최종 후보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옐런과 서머스의 양자 대결 구도가 그려졌고 서머스가 앞서가기 시작했다. 선두주자가 돌연 물러났으니 옐런 부의장이 연준 의장 후보 1순위에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옐런이 연준의장이 된다면 시장으로서는 큰 부담이 없다. 가장 안전한 시나리오다. 지난 2010년부터 연준의 2인자 자리에 있는 옐런은 연준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이나 제로(0)에 가까운 초저금리 유지 발언 등을 손수 빚어낸 인물이다.

 

게다가 옐런 의장은 서머스가 넘기 힘든 벽인 미국 민주당 상원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많은 동료 경제학자들도 든든한 후원자다. 무려 450명이 넘는 경제학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 옐런을 연준 의장으로 지명해달라는 서한을 내기도 했다.

 

문제는 유독 미국 백악관 내에서 그에 대한 지지층이 상당히 얇다는 것이다. 나름 치명적인 약점인 셈이다. 그동안 옐런이 아닌 서머스가 연준 의장으로 더 유력하게 점쳐졌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실제로 옐런 부의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그리 친분이 없다. 연준 부의장 지명 당시에도 옐런은 인터뷰에서 오바마와 직접 대면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도 아직까지 공식적인 후보 선정 작업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고, 적어도 이번주 안에 연준 의장 후보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오바마 대통령도 아직 그의 의중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자칫 옐런 의장을 쉽게 선임해버릴 경우 서머스를 반대해 온 진보 성향의 의회의원들에게 굴복하는 모양새로 비쳐질 수 있다. 서머스의 용단으로 선택이 더욱 쉽지 않아진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까지 백악관이 워낙 서머스를 확고하게 지지해왔기 때문에 다른 대안에 대한 진전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가 당장 연준의장을 지명해야 한다면 선택은 십중팔구 옐런이 되겠지만, 이로 인해  치를 수 있는 정치적 대가 역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폴 애쉬워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옐런을 곧바로 지명하는 것은 옐런을 지지해온 민주당 의원들에게 굽실거리는 인상을 주면서 오바마를 약하게 보이게 할 수 있다"며 "다른 후보를 찾기 위해 인선작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결정 지연되면 불확실성 증폭..10월말 마지노선?

 

실제로  서머스가 물러난 후 옐런 부의장 외에 기존에 언급됐던 후보들도 다시 하나씩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과 함께 티모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 연방준비은행 부총재를 지난 앨런 블라인더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크리스티나 로머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등 면면이 화려하다. 버냉키의 스승으로 알려진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총재의 이름도 나온다.

 

특히 콘 부의장은 오바마가 서머스, 옐런과 함께 최종적으로 염두에 둔 인물이어서 주목받는다. 그는 2010년 까지 연준 부의장을 지냈고 금융위기 동안 벤 버냉키 의장과 함께 위기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이와 함께 주목받는 또다른 인물은 바로 벤 버냉키 현 의장이다. 일부에서는 벤 버냉키 의장의 3번째 연임 가능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버냉키 의장 스스로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힌 상태지만 대안이 없을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그를 압박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버냉키의 연임 가능성을 언급하는 빈도수도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에라도 연준 의장 지명이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시기가 지연될수록 또다른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다만 버냉키 의장이 2005년 당시에 10월말에 지명된 것을 감안하면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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