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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성과주의 급제동…임종룡·하영구 '머쓱'

  • 2016.11.01(화) 10:24

박근혜 레임덕 현실화...성과주의 동력 상실
성과주의 경쟁 임종룡·하영구 기세 꺾일 듯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이 현실화하면서 국정 리더십이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그러면서 금융권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금융 성과주의 도입에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 공기업의 성과주의 도입 과정에서 불법 논란에다, 최근엔 성과주의 자체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성과주의 도입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금융노조는 재빠르게 '최순실 파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성과연봉제 역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의 결과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미션에 따라 성과주의 도입에 경쟁하듯 총대를 멨던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도 머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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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노조 "성과연봉제 탄압도 국정농단 결과"

"최순실은 비선 실세가 권력이 아니라 국정 전체를 사유화한 것이 분명하며, 노동개혁으로 포장한 성과연봉제 탄압 또한 이런 국정농단의 결과가 분명하다."

최순실 씨에 대한 의혹 제기가 본격화되자 금융 노조는 곧장 이런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 금융노조가 지난달 19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전체교섭을 위한 테이블에 앉아 있다. (사진=금융노조)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노동자의 파업에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앵무새처럼 성과연봉제 도입만을 외쳐댄 정부의 일방통행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도 비로소 납득이 간다"며 "국정조사 및 특검을 위한 절차에 즉각 돌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이미 내년 대선 정국에 맞춰 야권과 연합하는 구도를 만들어 왔다. 야권에서도 최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과연봉제저지법'을 발의하는 등 점차 전선이 정치권으로 확산하는 분위기였다.

◇ 성과주의 총대 멘 임종룡 하영구 머쓱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은행 이사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아직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금융공기업에서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것처럼 시중은행 이사회도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그 기세가 한풀 꺾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과연봉제 도입 자체가 박근혜 정권 차원에서 강하게 밀어붙였던 대표적인 이슈였던 만큼 조기 레임덕과 함께 추진 동력 약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더 강한 성과주의 도입을 외치던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역시 머쓱해졌다. 하 회장은 마치 임 위원장과 경쟁이라도 하는 듯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이면서 금융노조와 '강 대 강' 구도를 지속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성과주의 도입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 작품인 데다, 여러 가지 논란도 많이 낳고 있는 만큼 레임덕이 현실화하면 강하게 추진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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