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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2가지 IoT망 경쟁 '미래부 관망 이유는'

  • 2016.11.07(월) 17:42

KT-LGU+, NB-IoT로 SK텔레콤 '로라'에 공세
"경쟁은 소비자 부담" vs "소비자 후생 증가"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IoT 시장을 두고 경쟁해왔으나, 최근 KT와 LG유플러스가 힘을 합쳤다. 그래픽: 유상연 기자 prtsy201@

 

"우리 편은 여기 여기 모여라~"

통신업계에서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을 두고 '합종연횡'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1위 기업 SK텔레콤에 맞서기 위해 KT와 LG유플러스가 지난 3일 공동으로 '협대역 IoT'(NB-IoT·NarrowBand-Internet of Things) 전용망을 구축해 내년 1분기 상용화하겠다고 나선 건데요. 이를 통해 사물인터넷 시장을 NB-IoT 기술 중심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구상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로라'(LoRa·Long Range) 전국망과 지난 3월 구축한 'LTE-M'과 함께 하이브리드형 IoT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각종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데요.

 

로라와 NB-IoT는 전력을 적게 쓰고 저용량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 사물인터넷의 일종인 '소물인터넷'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서로의 주장이 엇갈립니다. KT와 LG유플러스는 "NB-IoT가 커버리지, 속도, 사업성, 안정성 면에서 로라를 압도한다"고 주장하고요. SK텔레콤은 "이론을 기준으로 말하지 말고, 상용화부터 하라"고 반박합니다. 미래부는 "양쪽의 주장이 모두 옳다"며 경쟁을 지켜보고 있고요.

 

로라가 먼저 상용화됐다는 점에서 보면, SK텔레콤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IoT 수요를 선점하고 기술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죠. KT와 LG유플러스가 내년에 NB-IoT를 기반으로 상용화에 나서도 1년 가까이 격차가 있습니다.

 

 

다만, 게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하잖아요.

 

지금 당장 KT와 LG유플러스의 IoT 가입 회선 수를 합하면, SK텔레콤을 55만건 이상 앞서거든요.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IoT 가입 회선 수는 9월 현재 SK텔레콤 196만0619건, KT 134만771건, LG유플러스 117만2060건 순입니다.

 

이런 점에서 KT와 LG유플러스는 생산량 증가에 따라 생산비용이 감소한다는 '규모의 경제'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가입자를 바탕으로 부품 공급가격과 소비자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겁니다. SK텔레콤이 가만히 있진 않겠지만요.

 

그렇다면, 앞으로 IoT 전용망은 어느 쪽이 대세가 될까요. 아니면, 둘다 양립할까요.

 

정부와 업계는 두 가지 IoT 전용망이 일정 기간 양립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래부 관계자는 "로라와 NB-IoT는 주파수 대역폭 등이 다르기 때문에 양립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NB-IoT 상용화 시점부터 진검승부가 시작될 것이란 예상도 있습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두 망 모두 저전력·장거리 통신이므로 가정용보다는 산업용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며 "통상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은 한 번 계약하면 장기간 이용되기 때문에 NB-IoT 상용화 이후 시장의 선택을 받은 서비스가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SK텔레콤이 시장을 이대로 선점할 수도 있으나, 아직 시장 초기이므로 KT와 LG유플러스 등 후발주자가 기술력 등을 인정받는다면 기회가 있다는 겁니다. 대규모, 장기간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양쪽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요.

 

양 진영이 다른 망을 인정치 않고 끝까지 경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요. 이런 점에서 소비자들은 각 전용망을 연동해서 쓸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전용망을 연동할 수 있는 추가 장치가 IoT 단말기에 들어가면 망 간 연동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미래부 관계자는 "IoT는 서버에서 연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서로 필요로 한다면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서비스 연동을 추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IoT 시장을 두고 경쟁해왔다. 그래픽: 유상연 기자 prtsy201@

 

다만, 이런 연동이 이뤄지더라도 양 진영의 골이 깊을수록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양 전용망은 구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병행은 쉽지 않다"며 "서로 다른 망 사이에 일종의 '로밍'을 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지만,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통신사들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지나친 마케팅 경쟁도 마찬가지고요.

 

이쯤 되면, 정부가 양쪽의 방향성을 사전에 '교통정리'하는 게 낫지 않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요. 한 진영이 대세가 됐을 때 반대 진영이 치러야 할 비용을 고려해도 그렇습니다. 가령 부품 업체들이 실컷 만든 제품들이 쓸모가 없어질 가능성도 있지요. 

 

그러나 미래부는 시장 경쟁이 제품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가격은 낮추는 등 소비자 후생을 높일 것으로 보고,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미래부 관계자는 "양 진영의 IoT 전용망 구축 과정이 중복으로 비칠 수 있으나, 시장 경쟁이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경우도 제법 있다"며 "시장이 로라 위주로 가다가 경쟁이 활성화되는 현상황은 저렴하고 편리한 서비스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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