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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헤지펀드 성공의 조건]②쏠림 탈피 `다양한` 전략을

  • 2013.09.21(토) 08:00

롱숏 전략 치중..박스권서 유효하나 성장엔 한계
넓게보고 다양한 전략 개발해야..운용사 과점도 부담

최근 펀드업계에서는 롱숏펀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롱숏펀드는 말 그대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주식을 사고(롱) 내릴 것으로 보이는 주식은 공매도를 통해 파는(숏) 전략을 쓴다. 이 같은 전략은 최근 박스권이 거듭된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이면서 주목받았다.

 

사실 롱숏전략의 시초는 헤지펀드다. 헤지펀드의 원조인 알프레드 윈슬로 존스가 그의 펀드운용에서 사용했다. 그러나 처음엔 형태가 단순했다. 저평가된 종목을 산 후 그와 비슷한 동종업종의 다른 주식을 공매도해 위험을 헤지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삼성전자를 사면 같은 전기전자 업종인 LG전자를 공매도해 시장 위험을 제거한다. 이 경우 시장 위험은 줄지만 수익률도 그만큼 제한될 수밖에 없다.

 

반면 근래들어 헤지펀드들이 활용하는 롱숏 전략은 좀더 복잡하다. 더 오를 것 같은 종목이나 업종들을 사고,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나 업종을 파는 것이다. 앞선 롱숏 전략이 짝을 지어서 사고 파는 '페어(Pair) 트레이딩'이었다면 최근 것은 알파를 더 크게 추구하는 '펀더멘털 롱숏 전략'이다.

 

예를 들면 철강업종이 강해질 것으로 보고 철강업종을 사고 조선업종이 떨어질 것으로 보면 이를 판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사고 팔되 오를 종목과 내릴 종목 각각에 대한 다른 헤지 없이 사고 파는 셈이다. 이 경우 매수와 매도 포지션이 교차하며 시장위험이 일부 제거될 순 있지만 업종별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상당히 공격적으로 변모한다. 사고 판 쪽 모두에서 이익을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무한대의 손실도 가능하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주로 이 같은 전략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국내 헤지펀드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국내 헤지펀드들의 전략은 이 같은 롱숏펀드에 집중돼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총 26개 펀드 무려 19개가 롱숏 전략을 활용한다. 비율로 따지면 70%에 달한다.

 

아직 두 돌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한국 헤지펀드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롱숏 전략만 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 구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전략은 다양하다. 롱숏 전략 외에 거시적인 글로벌 매크로나 큰 사건을 미리 예측하는 이벤트 드리븐, 동일한 기조차자산을 낮은 가격에 매입해 높은 가격에 매도하는 상대적 밸류 트레이딩 등 여러 종류가 있고 스펙트럼도 넓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전략을 다각화해야 국내 헤지펀드가 오래갈 수 있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자칫 롱숏 전략에 치중하면 국내 헤지펀드 시장 자체가 포화로 갈 수 있다"며 "헤지펀드들의 전략에서도 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전략 구사뿐 아니라 아시아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 뿐 아니라 설정액이 일부 운용사로 집중되는 쏠림현상에 대한 지적도 많다. 지난 7월 현재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는 14개사지만 상위 5개사가 설정액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자금 유입 역시 상위 5개사로 집중되면서 나머지는 설정초기 금액만 유지되는 상태로 앞으로도 이 같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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